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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를 잘 쓰고 계신 분이라면, 최근 카카오뱅크에서 ‘이야기’라는 메뉴를 오픈한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은행에서 뜬금없이 ‘이야기’라니? 궁금해서 저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첫인상은 카드뉴스 집합입니다. 예전 플립보드(Flip board) 이후로 카드뉴스가 흥했다가 소강상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시 트렌드가 돌아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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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앱의 콘텐츠 도입,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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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를 잘 쓰고 계신 분이라면, 최근 카카오뱅크에서 ‘이야기’라는 메뉴를 오픈한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은행에서 뜬금없이 ‘이야기’라니? 궁금해서 저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첫인상은 카드뉴스 집합입니다. 예전 플립보드(Flip board) 이후로 카드뉴스가 흥했다가 소강상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시 트렌드가 돌아오나 봅니다.

 

보통 카드뉴스는 카테고리를 구분해서 특정 분야를 선택해 읽을 수 있게 하는데, 카카오뱅크 ‘이야기’는 해시태그 기반으로 구분해 두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밝히는 콘텐츠 종류는 ‘인사이드, 뉴스, 재태크&팁, 피플, 테마, 카카오뱅크 플러스’입니다. 하나씩 읽다 보면 금융회사 콘텐츠 특유의 딱딱하고, 무엇인가 사야 하는 콘텐츠보다는 예전에 보던 ‘무크(Mook, 잡지를 뜻하는 Magazine과 단행본을 뜻하는 book을 결합한 합성어로 잡지와 단행본의 성격을 가진 부정기적인 간행물)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콘텐츠를 읽으면서 의도가 궁금해졌습니다. 갑자기 왜 금융 앱에서 콘텐츠를 선보이는 걸까요?

 

금융앱 콘텐츠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는 금융 앱

공교롭게도 카카오뱅크가 이야기를 오픈하기 한 달 전, 케이뱅크도 ‘머니톡’이라는 메뉴를 오픈했습니다. 제목처럼 금융과 관련된 콘텐츠를 풀어내는 중입니다. 케이뱅크에서는 ‘부자되는 모닝 루틴, 머니톡’, ‘케이뱅크만 잘 써도 부자가 가까워져요’, ‘요즘 MZ세대들은 뭐로 돈 벌까?’, ‘어려운 재테크, 쉽게 정복하기’로 해시태그를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케이뱅크는 좀 더 돈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콘텐츠에 집중하는 건 인터넷 전문은행뿐만이 아닙니다. 신한카드는 ‘신한PLAY’라는 온라인 결제 앱(앱 카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디스커버’라는 메뉴를 통해 여러가지 콘텐츠 전달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살짝 살펴보면 관심사 기반의 콘텐츠 전달을 목표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보입니다.

 

콘텐츠뿐만 아닙니다. 신한은행의 쏠(SOL)은 작년부터 뉴스에 꽤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직접 배달 앱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금융 앱에서 갑자기 왜 배달 앱이냐?’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업계 종사자인 저도 처음 이 뉴스를 접하고 ‘설마…’했는데 정말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신한은행 땡겨요
신한은행 SOL 내에 위치한 배달서비스 ‘땡겨요’ <출처: 신한은행 쏠>

 

신한은행은 워낙 서비스가 많아서 앱에 접속했을 때 메뉴구성도 복잡한 편입니다. 그래서 하단 내비게이션 바의 구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신한은행 쏠은 ‘뱅킹∙머니버스∙상품서비스∙땡겨요∙전체 메뉴’ 등 이렇게 5개의 하단 내비게이션을 보여줍니다. 눈에 띄는 건 배달 서비스인 ‘땡겨요’를 다른 은행 기능보다 더 전면 배치한 게 의미심장합니다.

 

메뉴에 들어가면 여느 배달 앱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 앱 위에 별도 창으로 뜨는, ‘App in App’의 느낌이기 때문에 속도나 레이아웃이 불편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무난했습니다. 현재 가입하면 5,000원 쿠폰을 주는 이벤트 중이니 관심 있으시면 써 보는 걸 추천합니다.

 

금융 앱에서 음악 감상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은 지니뮤직과 제휴해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하나뮤직박스’를 앱 내에 구현했습니다. 하나원큐 앱을 실행하고, 생활제휴 메뉴를 통해 접속하면 웹 브라우저로 스트리밍 페이지가 뜹니다. ‘7월 트렌디한 최신음악’ 등 지니에서 추천하는 최신곡을 제한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하나은행 가입 고객이 아니어도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스트리밍 비용을 부담하고라도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라는 하나은행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하나원큐 음악앱
하나원큐 앱에서 외부 웹브라우저로 서비스되는 뮤직박스 <출처: 하나원큐 앱>

 

삼성금융계열사들이 슈퍼 앱을 목표로 만든 ‘모니모’도 콘텐츠 전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모니모는 삼성화재, 생명, 카드, 증권이 모여서 만든 앱인데요. 계열사들의 주요 기능을 모은 앱이니만큼 접속하면 각종 상품 홍보가 보일 법도 하지만, ‘투데이’라는 이름의 카드뉴스가 먼저 보입니다. 맨 위에는 만보기가 보이고, 아래쪽으로 코스피지수가 있습니다. 하단에 보이는 건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국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휴게소 이용 35% 증가’라던가, ‘캠핑장 옆 테마파크 올인원 여행지 5’ 같은 콘텐츠들이 보였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금융 앱, 이유는 무엇일까?

실로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왜 금융 앱에서 콘텐츠를 이렇게 많이 보여주는 걸까요? 금융 앱을 통해 잡지를 보고, 음악을 감상하며, 음식 배달까지 시킬 수 있다니! 목적성을 벗어난 큰 변화로 느껴집니다.

 

금융 앱이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는, 금융 앱으로서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을 한다면 스마트폰에 누구나 금융 앱 하나는 설치되어 있을 겁니다. 누구나 쓰고 있기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표인 다운로드 수나 ‘월간 활성 사용자(Monthly Active Users, MAU)는 어느 정도 나옵니다. 그러나 문제는 ‘딱 그만큼’이라는 겁니다. 금융 앱은 철저하게 목적성이 있기 때문에 송금, 결제 등 금융 행위가 끝나면 바로 나오게 됩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이 플랫폼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두 가지 이유인데요. 자연스럽게 고객이 계속 앱을 열도록 했고, 일단 들어오면 체류시간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금융 앱을 운영하는 핀테크나 1금융권에서도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고 수년이 흐르면서 이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금융 앱도 이 두 가지를 달성하고 싶었기에 콘텐츠 기반의 접근을 실행하는 것이죠.

 

신규 콘텐츠를 발행할 때마다 알림을 띄워서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것도 MAU 증대에 꽤 도움이 됩니다. 어느 정도 모바일을 아는 분들은 OS 레벨에서 알림을 끄고 사용하나, 일반고객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앱을 설치하고 잊을 만할 때쯤 콘텐츠 알림이 오면 의외로 많은 고객이 반응을 보입니다.

 

이렇게 다시 유입시킨 고객에게 금융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자사 관련 금융상품을 홍보하거나 그룹사의 상품을 보여줍니다. 앞서 말씀드린 금융 앱의 콘텐츠들은 이미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금융 앱의 변신은 고객 경험을 바꿀 수 있을까?

이런 목적으로 금융 앱이 콘텐츠에 공을 들이지만, 새로운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목적성’에 맞춰서 개인들은 각자의 해결책(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달 앱은 요기요, 음악은 벅스 하는 식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뇌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습니다. 필요한 앱만 기억하지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 않습니다. 신한은행 앱 내에 위치한 ‘땡겨요’가 요기요를 이기고 시장 내에 안착하기 위해선 이 인식이 바뀔 때까지 온갖 이벤트를 하면서 버텨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의도를 가지고 콘텐츠를 발행해도 고객이 의도에 맞춰 움직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요즘IT 독자라면 금융 앱 콘텐츠를 많이 접할 텐데, 혹시 금융사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계신가요? 앱을 실행했을 때 어떤 콘텐츠가 올라왔나 찬찬히 살펴보거나 새롭게 발행하는 콘텐츠 알림을 기다렸다가 다 눌러보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겁니다. 날아오는 알림 메시지나 앱 내 콘텐츠가 당시의 본인 관심사와 맞을 때 잠깐 열어보는 정도일 겁니다.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콘텐츠는 좀 다를까요? 이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고객들은 이미 이러한 콘텐츠를 얻는 자신만의 창구가 있습니다. 다음이나 네이버 1면을 통해 금융 콘텐츠를 접하는 고객도 있고, 뉴스레터를 보는 고객, 뽐뿌와 같은 커뮤니티를 보는 고객 등입니다.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서 금융 콘텐츠를 많이 접하기도 합니다.

 

당분간 금융 앱들은 각종 지표를 위해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움직임을 당분간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존에 그 역할을 하던 서비스보다 훨씬 나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더 오랫동안 지속해야만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어떻게 경쟁해 나갈지, 우리 소비자들은 흥미롭게 지켜보도록 하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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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와 카드사에서 17년째 핀테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을 했습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jinsekil)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 '더이상무리하지않겠습니다'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논문을 냈습니다. fintech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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