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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 고민이 되었습니다. 좋은 회사를 찾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회사와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 회사가 속한 업계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생소한 산업과 처음 마주했을 때, 이 산업은 어떤 특성과 성장의 기울기를 가지고 있는지, 이 회사는 업계에서 어떤 지위를 가지고 성장하며 생존하고 있는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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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 고민이 되었습니다. 좋은 회사를 찾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회사와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 회사가 속한 업계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생소한 산업과 처음 마주했을 때, 이 산업은 어떤 특성과 성장의 기울기를 가지고 있는지, 이 회사는 업계에서 어떤 지위를 가지고 성장하며 생존하고 있는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시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해당 시장의 ①전체 규모와 추세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②주요 기업(Key Player)의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③관련 회사들이 주요하게 추진 중인 사업의 화두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합니다. 간단히 늘어놓았지만, 엄청난 조사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빠르게’ 새로 만난 업계를 알아가는 방법을 다루고 있으니, 각 정보의 세부 사항과 숫자의 정확성 보다는 동향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궁금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하나씩 찾을 필요 없이 잘 정리된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면 되는 것입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산업을 처음 알아가는 과정에서는 파편화된 정보를 수집해서 전체 그림으로 조합하는 것보다 정돈된 형식으로 전체 산업의 구성을 한 번에 설명한 자료를 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는 다양한 민관 기관에서 연간 보고서 형태로 발행합니다. 그렇다면, 조사하고자 하는 업계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기관은 어디에 있을까요?
먼저 업종과 무관하게 각종 증권사,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산업별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증권사의 산업 보고서는 한경 컨센서스에서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는 회사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구글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단순한 검색어 입력 이상으로 구글 검색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더 정확한 웹 검색결과 얻기’와 ‘파일 형식으로 검색하기’ 등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보고서 중 증권사 산업 보고서는 시장 전반에 관한 정보뿐 아니라, 주요 기업에 대한 실적 분석과 전망을 한 번에 담고 있어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한경 컨센서스에서 찾은 대신증권의 콘텐츠 산업 보고서 <컨텐츠, 4차 Wave의 시작>을 살펴보겠습니다. 목차를 보면 도입기를 시작으로 1차 Wave부터 7차 Wave까지 콘텐츠 산업의 발전 이력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콘텐츠 업계에서 중요하게 참고할 만한 제작 규모와 수익성, 시청률 등을 바탕으로 전체 시장의 발전 방향에 따라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 콘텐츠 업계의 주요 기업에 대한 분석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회사에서는 주로 ‘Insights’라는 이름으로 보고서를 발행하는데, 업계를 관통하는 화두를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요. 컨설팅 회사의 Insights 자료는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가 이런 기업의 문제에 대해 이만큼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영업 자료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업계의 주요 기업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기업들이 어떤 새 사업 영역을 검토하고 있을까?’ 등이 궁금하다면 컨설팅 회사의 발간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종별 협회도 중요한 정보의 원천입니다. 협회는 특정 업계에 종사하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모여 설립하는 이익 단체로, 정부를 포함한 여러 외부 조직과 업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각 기업의 핵심 정보와 업계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여러 이슈가 자연스럽게 협회로 취합됩니다. 산업 이름과 협회 검색어를 조합해서 검색하면, 쉽게 관련 협회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업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산업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통계자료와 정책 동향, 트랜드 관련 자료가 정기적으로 발행 및 공유됩니다.
예시로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를 보면, 생명보험협회의 각종 간행물을 확인할 수 있고, 공시실에서는 각 생명보험 회사에서 제공하는 경영 공시를 한 번에 모아볼 수 있습니다. 아주 방대한 양의 자료에 압도될 수 있지만, 월/연간 단위 간행물의 목차만 확인하더라도 시기별 업계의 화두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추천합니다.
지금부터는 관심 있게 보고 있거나, 새롭게 입사한 기업과 해당 기업에서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알 방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것 역시 시장을 이해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귀납적 보다는 연역적 정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체 구조를 이해하고, 이어서 세부 사항을 확인하는 방식이 유용합니다.
기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입니다. 같은 업계에 속한 기업이라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가령, 같은 온라인 커머스 기업이라도 물건을 직접 매입해서 판매하는 사업 모델과 매입 없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사업 모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개 모델 안에서도 판매 금액에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과 상품 노출에 대한 광고 비용을 수취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고요. 이처럼 여러 갈래의 사업모델이 존재합니다.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가에 따라 조직의 구성과 조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새롭게 이직하기로 마음먹었거나 이직했다면 해당 회사가 돈을 버는 과정과 그 안에서 내 직무의 역할이 무엇일지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 모델을 이해할 때는 ‘Business Model Canvas’를 그려보면 좋습니다. 이 캔버스는 9가지 사업을 구성하는 요소를 통해 사업 모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구글에 검색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의 캔버스를 그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알렉산더 오스터왈더와 예스 피그누어의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책을 추천합니다.
관심 있는 회사가 상장 기업이거나 외부감사 대상 중 주주 수가 500명 이상인 기업인 경우, 전자공시를 통해 해당 기업의 재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장 기업의 사업보고서는 회사의 재무 정보뿐 아니라, 사업의 개요를 포함한 주요 제품과 서비스, 매출 실적에 대해 비교적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있으니 꼭 확인할 것을 권합니다.
관심 기업의 사업보고서뿐 아니라, 경쟁사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하고 서로 다른 부분을 비교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만약 전자공시 대상이 아닌 기업이라면, 투자 유치 소식에 관한 기사 또는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직원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됩니다. 투자 유치 관련 기사에는 통상 ‘해당 기업이 어떤 영역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얼마의 돈을 투자 받았고, 이 투자금을 앞으로 회사의 어떤 성장을 만들어 내는 데에 쓸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이미 새로운 기업에 입사한 상태라면, 회사 내부 자료 중 조직도와 각종 정기 회의체의 회의록을 빠르게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도는 회사에서 영위하는 사업과 일이 진행되는 구조를 반영합니다. 또한 완전히 비례하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중요하게 비중을 두고 있는 사업일수록 많은 수의 인력이 배정되어 있을 테니, 전사적 우선순위를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부서∙본부∙전사 등 단위에 따라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회의체의 회의록도 회사와 사업을 이해하는 데에 귀중한 정보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논의 주제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자주 등장하는 용어를 눈에 익혀두면 좋습니다. 특히 회의록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 중 생소한 개념이 있으면, 다른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미리 의미를 익혀두면 실제 업무 관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이해도가 크게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을 이해하는 법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해당 서비스 또는 상품을 직접 사용해 보는 것입니다. 물론 한 개인의 경험이 전체 고객을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먼저 경험 해본 뒤에 회사의 내부 정보 또는 자료 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를 얹으면 한결 수월하게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 따라서 직접 경험해볼 수 없는 서비스 또는 제품도 많습니다. B2C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경우, 직접 고객이 되어보지 못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SNS의 해시태그를 검색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방문하여 고객이 직접 쓴 후기를 확인하여 고객이 서비스의 어떤 부분에 만족 또는 불만족하는지, 구매 의사결정을 내릴 때 고민의 기준은 무엇인지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확인하는 것 역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에서도 자료를 찾기 어려운 B2B 고객 대상의 서비스라면, 실제 고객의 소리를 자주 접하는 조직 내부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주로 고객을 직접 만나고 설득하는 영업, 또는 고객와 회사를 이어주는 CS 담당자가 이에 해당합니다. 정리된 형태는 아닐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고농축 정보를 발견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새로운 업계를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관점과 정보를 내포합니다. 글 중간중간 여러 번 언급했지만, 많은 양의 자료를 보는 것보다, 종합적 관점에서 잘 정리된 정보를 찾고,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정보는 일하면서 조금씩 더 단단히 채워가면 되니까요.
직장인의 80%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직이 당연한 시대일수록, 나를 성장 시켜줄 좋은 회사를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옥석을 고르고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과정에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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