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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늘 중국은 간편결제의 모범사례처럼 언급되어 왔습니다. 간편결제는 우리나라도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과 같이 온/오프라인 전방위적으로 사용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참 부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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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떻게 간편결제 강국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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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늘 중국은 간편결제의 모범사례처럼 언급되어 왔습니다. 간편결제는 우리나라도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과 같이 온/오프라인 전방위적으로 사용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참 부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간편결제를 따라하려는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많이 보이는데요. 가게 계산대 한구석에 서 있는 카카오페이 QR결제 입간판 많이 보셨을 겁니다. 페이코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결제 단말기도 많이 보셨을 것이고요. 제로페이 QR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보다시피 시장 내에 보편화된 결제방식은 찾기 어렵습니다. 아직도 국내는 신용카드와 현금이 가장 유효한 수단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의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위조지폐의 천국이었던 중국

2021년 중국 인민은행이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거되는 가짜 지폐 총액은 연평균 8억 위안에 달합니다. 8억 위안이면 현 환율로 1,555억 원입니다. 수거되는 총량이니 실제로 유통되는 규모는 더 클 것입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중국 ATM이나 은행에서 받은 돈임에도 위폐로 감별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증언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가짜 계란이나 가짜 버블티 제조 뉴스로 온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나라인데 위폐가 없을까요? 나라가 크고 사람도 많다 보니 위폐는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보통 위폐에 대해서는 국가가 나서는데요. 워낙 위폐 규모가 크고 광범위하게 문제가 되다 보니 중국에서는 상인들조차 현금을 받기 전 위폐감별기를 가계에 두고 확인할 정도였습니다. 돈을 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위폐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요.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대안이 나타나면 바로 이동할 준비가 된 것이죠.

 

중국 위폐 비교
100 위안 지폐 비교 사진. 아래가 위폐. <출처: 나무위키>

 

 

유선을 건너뛴 무선 정책과 스마트폰

중국 전역에 유선전화를 설치하려면 전 세계에 매장되어 있는 모든 구리를 써도 안된다는 우스개가 있었습니다. 아마 우스개가 아니었을 겁니다. 재미있게도 이 부분에 대한 사실확인은 못 하게 되었는데요. 중국은 유선 인프라 설치를 건너뛰고 바로 무선망을 확충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저렴한 가격의 내수용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샤오미’나 ‘오포’ 제품을 저렴한 가성비 폰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중국 현지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싼 브랜드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오픈소스 기반이기에 중소제조사들도 자유로운 제조 판매가 가능합니다.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공장 역할을 해 왔던 터라 제조 금형과 기술을 배우기도 좋은 입장이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스마트폰 검색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면 중저가 스마트폰을 많이 판매하는 걸 알 수 있다. <출처: 알리익스프레스>

 

 

앱 마켓의 파편화 – QR 활용도 증가

해외여행을 가면 보통 로밍 신청을 하고 비행기에 타실 텐데요. 저는 좀 더 저렴하게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고 싶어서, 여행하는 국가의 현지 유심을 꼭 구입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외는 선불형 무기명 유심도 잘 발달하여서 시내 어디서나 편리하게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로밍 비용은 보통 1일당 1만 원씩 적용되는데, 속도나 용량 제한이 있음을 감안하면 현지 유심 구매가 더 큰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몇 차례의 중국 여행 때마다 현지 유심으로 개통하고 데이터를 사용했는데요. 큰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중국 현지 유심으로는 구글의 여러 서비스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구글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구글 맵이 안되는 불편함은 정말 당해 본 사람만이 아는데요. 저도 뒤늦게 알고 중국 현지 지도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야 했습니다.

 

구글 서비스가 안 되는 건 구글플레이(앱 마켓)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 또한 처음에 적잖게 당황하게 하는 부분이었는데요. 대체 현지인들은 필요한 앱을 어디서 다운받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사, 텐센트 등 중국 대형 IT사업자가 별도로 앱 마켓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안드로이드폰은 오픈소스 기반이기 때문에 제조사나 다른 사업자가 별도의 앱 마켓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원스토어가 좋은 예입니다. 이런 마켓이 무려 400개에 달하는데 상위 10개 마켓이 9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문제가 생겨납니다. 바로 앱 다운로드를 홍보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길에서 볼 수 있는 광고판에서도, TV CF에서도 다운로드 방법을 간단하게 안내합니다. ‘구글 플레이에서 **을 검색하세요!’ 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여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바로 앱 다운로드를 안내하는 QR입니다. 자신들이 홍보하고자 하는 앱의 다운로드 링크를 QR로 만들어서 홍보하는 건데요. 이 링크를 통해 APK(안드로이드 설치파일)를 다운받는 것입니다. 자신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QR을 통해 다운받는 경험을 하다 보면 점점 더 QR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샤오미 앱스토어
샤오미 앱스토어 화면 <출처: 샤오미 앱스토어>

 

 

선불지급 수단의 빠른 확대

우리나라는 신용사회입니다. 일반인들끼리 이야기할 때는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 정도의 의미일 겁니다. 그러나 금융에서 말하는 신용사회는 좀 다릅니다. ‘이 사람을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느냐’의 의미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출생부터 주민등록번호와 여러 가지 사회 시스템으로 관리를 받습니다. 차를 사거나 집을 소유하는 것, 직업, 소득내역 등이 정부나 금융기관을 통해 관리되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점들이 해외에서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중국, 인도와 같이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나라에서는 출생/사망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개인에 대한 정보가 적으면 금융기관에서는 제대로 된 금융거래를 하기 어렵습니다. 계좌를 열어주거나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는 게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인도, 중국 등에서는 우리나라와 여러모로 다른 금융 형태가 나타났습니다. 계좌는 없지만 온라인 거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선불 충전 수단이 발달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티머니나 캐시비, 네이버페이, 쿠페이 등을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여러분이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서 네이버페이를 무통장입금으로 충전해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비슷합니다.

 

중국의 주요 선불지급 수단은 유명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있습니다. 알리바바 그룹은 중국의 온라인 커머스를 꽉 잡고 있어서 선불충전계정이 같이 발달했고,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에서 쓰이는 선불 충전 수단인 위챗페이도 대중화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이 둘을 같이 사용합니다.

 

중국 위챗 결제
중국에서 위챗으로 결제하며 찍은 사진.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출처: 본인>

 

지금 중국의 간편결제는 이러한 장점들이 모여서 이루어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항들을 종합해 볼까요? 중국 정부는 위조지폐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유선보다 무선에 집중했고, 저렴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습니다. 국민들은 QR에 익숙했고, 선불 충전 지급수단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우리나라와는 태생부터 다른 이러한 배경이 있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QR을 찍거나 자신의 QR을 보여주고 결제를 하는 게 쉽게 퍼졌습니다. 고객은 원래 가지고 있던 선불 계정에서 돈이 나가는 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가맹점주도 위폐 걱정 없이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만족합니다. 중국 정부 역시 위폐문제가 해결되고, 개개인의 자금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만족합니다. 흔치 않게도 관계자 모두가 행복한 윈-윈이 가능해진 것이죠.

 

이는 뒤집어 말하면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에서 오프라인 간편결제가 그만큼 늦게 보급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인프라가 너무 발달해 있습니다. 신용카드 한 장만 가지고 나가도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가능한 나라는 선진국에서도 거의 없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카드사들은 서로 더 많은 혜택을 주려고 출혈경쟁까지 합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가맹점주가 굳이 새로운 결제 수단 도입을 위해 장비를 설치하고 POS기 조작방식을 배워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고객 또한 잘 쓰고 있는 수단이 있는데 모바일 결제로 넘어가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순간에 전체 가맹점이 특정 모바일 결제 수단을 받지 않으면, 고객이 이를 대비해 항상 현금이나 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우리나라 정서상 어려운 일입니다. 이러니 우리나라에서는 오프라인 간편결제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결제는 국가별 상황과 문화, 성향까지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오프라인 간편결제 발전을 추구한다면, 중국이 발전한 이유에 대해 잘 연구해서 우리 상황에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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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카드사 핀테크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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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와 카드사에서 17년째 핀테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을 했습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jinsekil)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 '더이상무리하지않겠습니다'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논문을 냈습니다. fintech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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