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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과연 어디까지 빨라질까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물건을 시키면 2~3일은 족히 걸리는 게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로켓배송이 등장하면서.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익일 배송’이 표준이 됐습니다. 심지어 샛별배송은 아침 이전에 제품을 받는 ‘새벽 배송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당일 배송, 나아가 즉시 배송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문한 당일 배송을 넘어, 주문 후 불과 15분 남짓이면 배송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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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BM 톺아보기: ①퀵커머스의 선구자, 고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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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과연 어디까지 빨라질까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물건을 시키면 2~3일은 족히 걸리는 게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로켓배송이 등장하면서.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익일 배송’이 표준이 됐습니다. 심지어 샛별배송은 아침 이전에 제품을 받는 ‘새벽 배송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당일 배송, 나아가 즉시 배송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문한 당일 배송을 넘어, 주문 후 불과 15분 남짓이면 배송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겁니다.

 

이러한 비즈니스를 우리는 퀵커머스라고 부릅니다. 다만 퀵커머스는 여전히 완성형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를 통해 돈을 버는 곳이 아직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배송은 더욱 빨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한번 맛본 편리함에서 고객은 결코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퀵커머스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오늘 살펴볼 곳은 퀵커머스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고퍼프(Gopuff)입니다.

 

퀵커머스 선구자 고퍼프
퀵커머스 선구자, 고퍼프 (출처: Gopuff)

 

 

손정의와 밥 아이거가 선택한 회사

퀵커머스 업체들은 크게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퓨어 플레이어(Pure plays), 리테일러(Retailers)로 구분됩니다. 애그리게이터는 주로 배달 서비스에서 커머스로 확장한 경우를 뜻하고, 퓨어 플레이어는 처음부터 퀵커머스 업체로 시작한 경우를 뜻하며, 리테일러는 기존 유통 업체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퍼프는 이중 퓨어 플레이어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13년 필라델피아에서 설립되어 시기적으로도 거의 최초의 퀵커머스 업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퀵커머스의 미래를 보기 위해 가장 적합한 기업입니다.

 

고퍼프는 원래 대학가에서 물담배를 배달해주는 서비스에서 시작했습니다. 회사명에 'puff'가 붙은 이유도 이 때문인데요. 대학생 두 명이 창업한 기업답게 처음에는 파티 필수품이나 야식 등을 배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차 식료품과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의약품과 심지어 주류까지 점차 취급 카테고리를 늘려갔고요. 서비스 지역도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확장하면서 현재는 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퍼프가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수요가 폭증하면서, 정말 로켓 성장할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쿠팡을 밀어준 걸로 유명한 손정의의 비전펀드가 대표적인 투자자이고요. 지난 2022년 5월에는 월트 디즈니의 전 CEO 밥 아이거가 고문으로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9년 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는 고퍼프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꿔놓았습니다. 당시 손정의는 7억 5천만 달러(한화 약 9,640억 원)라는 거액을 고퍼프에 베팅하였는데요. 이렇게 든든한 실탄을 확보한 덕택에 고퍼프는 코로나19라는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상반기에만 400% 이상 성장했으니 말입니다.

 

 

급성장에도 여전히 적자인 고퍼프

팬데믹 기간에 고속 성장한 고퍼프는 2021년 매출 20억 달러(한화 약 2조 5,712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EBITDA(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 -5억 달러(한화 약 6,427억 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퀵커머스 업체들이 그렇듯이 적자의 늪에 빠진 건데요. 도대체 왜 이렇게 적자가 크게 나는 걸까요? 그리고 이러한 적자 기업에 막대한 투자가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알고 보면 고퍼프의 수익 모델은 매우 단순합니다. 지역별로 다소 상이한 최소 주문금액을 충족시키면 배달을 시킬 수 있는데요. 이때 건당 1.95 달러(한화 약 2,500원)의 추가 배송료가 붙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에 ‘Gopuff Fam’이라는 유료 멤버십 제도로 월에 5.95 달러(한화 약 7,650원)만 내면 추가 배송료를 면제해주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혜택입니다.

 

그런데 당연히 1건당 1.95 달러로는 배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매월 5.95 달러를 지불한 멤버십 회원은 이조차도 무료입니다. 따라서 이것만 보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올해 4월 고퍼프는 배달 수수료를 2013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2.95 달러(한화 약 3,800원)로 올렸습니다. 10.95~12.95 달러 수준이던 최소 주문 금액도 14.95 달러 내외까지 올렸고요. 주류 주문 시 추가로 부과되던, 수수료 또한 2 달러에서 2.95 달러로 인상되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가격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단지 이것이 유일한 수입이라면 고퍼프는 영원히 흑자 전환하지 못할 겁니다.

 

 

다크 스토어에 걸린 미래

고퍼프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숨겨진 수익모델이 있는데요. 바로 직매입 기반의 비즈니스입니다. 고퍼프는 상품을 직접 구입해 온 다음 마진을 붙여 판매하고 있어서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배달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마진에서 얻는 이익이 남습니다. 그래서 멤버십 고객들에게는 배송료 없이도 배달이 가능했습니다.

 

더욱이 고퍼프는 거의 최초의 퀵커머스 기업답게 물건을 빠르게 배송하기 위한 특유의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다크 스토어’라고 부르는 물류 거점입니다. 고퍼프는 다크 스토어를 도심에 확보하고, 이를 통해 30분 내 배송을 목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치 동네 슈퍼 정도의 거리에 작은 물류 창고가 있고, 배달원이 여기서 물건을 받아서 고객의 집까지 전달하는 겁니다. 이렇게 거리가 짧다 보니 당연히 아무리 늦어도 30-40분이면 배송할 수 있고요. 심지어 다크 스토어를 더 밀집해 운영하는 런던 같은 지역에서는 10분 내 배달 경쟁도 진행할 정도입니다.

 

고퍼프 다크스토어
다크 스토어는 판매가 아닌 오직 상품 보관 및 출고를 위한 공간입니다 (출처: Gopuff)

 

투자자들을 매료시킨 것도 고퍼프가 바로 이 다크 스토어 기반의 퓨어 플레이어라는 점입니다. 다크 스토어를 기반으로 할 때 유리한 점은 우선 상품 마진을 통한 별도 수익 모델로 배달 수수료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상품 구색 면에서도 차별화가 가능한데요. 평균적으로 고퍼프는 약 4,000여 개의 제품을 제공하는데, 이는 작은 근거리 점포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비교하자면 국내 편의점 기준으로 2~3,000여 개가 한계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편리함뿐 아니라, 굳이 근처 점포 대신 고퍼프를 선택할 이유를 제공하는 겁니다.

 

문제는 이러한 다크 스토어가 고퍼프 적자의 또 다른 원인이기도 합니다. 도심에 물류 거점을 마련하고 유지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인데요. 하나의 다크 스토어가 돈을 벌기까지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합니다. 일례로 2017년 이전에 세워진 다크 스토어는 모두 1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수익을 내는 다크 스토어의 비중이 2018년에 설립된 경우 66%, 2019년은 34%, 2020년 26%에 불과하다고 하고요. 결국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다크 스토어의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확장한 고퍼프가 여전히 돈을 못 벌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현된 아마존과 이베이의 경쟁

물론 모든 퀵커머스 업체가 다크 스토어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닙니다. 인스타카트처럼 자체 물류 거점 없이도 근거리 배송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스타카트는 단지 배달을 대행하는 쇼퍼들과 매장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뿐입니다. 이런 모델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다크 스토어를 만들기 위한 투자가 필요 없다는 겁니다. 창고도, 재고 관리도 모두 입점한 매장들이 스스로 하니까요. 그 덕에 이미 2020년 중반 기준으로 인스타카드는 주문당 3달러(한화 약 3,850원) 이상의 이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퀵커머스 인스타카트
인스타카트는 쇼퍼와 매장을 연결시켜줄 뿐 별도의 물류 거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출처: Instacart)

 

하지만 인스타카트 역시 단점은 있습니다. 우선 배달 비용을 모두 수수료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주문당 3.99 달러(한화 약 5,130원)라는 수수료 외에 서비스 요금과 팁까지 부과하고요. 더욱이 입점 업체들은 수수료 부담 때문에 매장 판매가보다 다소 비싸게 판매하는 비중이 크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가격적 경쟁력이 고퍼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품 구색 측면에서도 지역 업체가 보유한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어렵고요.

 

이러한 경쟁 구도는 마치 아마존 대 이베이를 떠오르게 합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직적 통합을 추구한 아마존과 판매 중개에 집중한 이베이의 경쟁은 초창기만 해도 비용 구조에서 유리한 이베이가 앞서 나갔습니다. 하지만 고객 경험을 혁신했던 아마존에게 결국 최종 승리가 돌아갔지요. 고퍼프 역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마존과 유사하다며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언제 흑자를 낼까?

그럼 고퍼프도 결국 아마존처럼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원인은 2가지입니다. 경쟁에서 승리하며 규모의 경제 구현에 성공했고, AWS(Amazon Web Services)라는 강력한 캐시카우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유럽 퀵커머스 경쟁
유럽만 하더라도 퀵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너무나도 치열합니다 (출처: Sifted)

 

반면 고퍼프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선 경쟁 측면에서 인스타카트와 같은 당일 배송 서비스부터 도어대시 같은 애그리게이터 퀵커머스 사업자들이 존재하고요. 아마존도 이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유럽은 더욱 심각합니다. 독일의 고릴라스나 터키의 게티르 같은 다크 스토어 기반의 퓨어 플레이어들이 득실거립니다. 그래서 이들의 경쟁이 심각한 도시에서는 배달 건당 무려 20 달러(한화 약 2만 5,700원)의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본진 자체가 안정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요원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사견으로는 퀵커머스 전쟁의 최종 승자로 고퍼프를 꼽고 있습니다. 우선 고퍼프는 북미에서 규모화에 성공한 첫 번째 다크 스토어 기반의 퀵커머스 사업자입니다. 직매입 사업은 물량을 가장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품 소싱 경쟁에서 가장 앞서갈 발판을 마련한 셈입니다. 더욱이 AWS만큼은 아니더라도, PB 상품 확대 등 추가적인 수익 모델도 준비 중입니다. 특히 자체 상품 개발은 수익 개선뿐 아니라, 장기적인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득이 될 전망입니다. 즉, 느리지만 아마존처럼 경쟁자들을 이길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후의 승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국내에 주는 시사점은?

국내에서도 퀵커머스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고퍼프의 행보는 큰 의미를 지닙니다. 우선 국내의 경우 아직은 퓨어 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업체들의 존재감이 약한 대신, 기존 유통사업자인 리테일러와 배달 앱 기반의 애그리게이터 간의 경쟁 구도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원조라 할 수 있는 B마트와 쿠팡이츠마트는 다크 스토어 기반, 후발주자인 요마트와 쓱고우는 인스타카트 형태의 판매 중개 형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해외와 달리 퓨어 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은 없는 상황입니다.

 

퀵커머스 요마트
요마트는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론칭하자마자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 (출처: GS리테일)

 

그러다 보니 해외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요마트와 쓱고우는 리테일러로서 본인들의 매장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낮은 초기 비용을 통한 빠른 확장과 상품 마진을 통한 추가 이익 확보가 모두 가능한 절충형 모델입니다.

 

반면 B마트와 쿠팡이츠마트는 애그리게이터 즉, 배달 앱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물류 거점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퍼프처럼 해당 물류 거점이 안정화가 될 때까지 확장 속도가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상품 구색이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배달 앱을 모체로 하므로 배송 품질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은 절충형 모델을 통해 최고의 효율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소한 수직 통합 측면에서는 여전히 애그리게이터 진영이 다소 앞서 있는 건 사실입니다. 운영 효율화 및 고객 경험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국내외 시장 환경이 약화하면서 팬데믹 시기처럼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어렵게 됐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누가 더 빠르게 물류 거점의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기느냐’와 ‘고객 배송 품질 측면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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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고 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https://bit.ly/3GivERH)를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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