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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이 되려면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까?

 

IT가 대세입니다. 원래도 대세였지만 지금은 더 큰 대세입니다. 최근 2년간 코로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IT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표 IT 유니콘 기업을 향한 MZ세대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문과생이 IT 기업에서 비교적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 (이하 PM)' 직무가 인기입니다. 코딩 부트캠프와 비슷한 개념의 PM 부트캠프까지 만들어졌을 정도입니다. PM 직무에 관심이 있다면, PM 부트캠프 광고를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업 PM의 입장에서 PM 부트캠프를 평가하고, 제가 공부했던 국내 HCI 석사 과정과 비교하고자 합니다. PM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각 교육 과정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기대는 하기 어려운지 살펴보겠습니다.

 

※ 앞으로의 내용은 모두 저의 주관적인 평가임을 미리 밝힙니다.

 
PM vs 대학원

 

1. PM 부트캠프

보통 부트캠프는 3~6개월간의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현업에 필요한 기술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의 집중적인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기존에는 프로그래머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뜻했습니다.

 

PM 부트캠프도 비슷합니다. 부트캠프 기간은 보통 3~4개월이고, 하루 약 8시간 이상을 공부하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M 부트캠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3가지입니다.

① 강의

② 과제(케이스 스터디 등)와 피드백

③ 자기소개서/포트폴리오 코칭

 

강의는 주로 프로덕트 매니저의 정의와 역사, 서비스 요구사항 정의서(PRD) 쓰는 법, IT 서비스의 개발 구조, 와이어프레임 그리는 방법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룹니다. 과제는 주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관심 있는 IT 서비스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기획서를 작성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위한 팀 프로젝트도 진행되며, 현업자의 피드백을 받습니다.

 

1) PM 부트캠프의 장점

① 부트캠프 수강료는 비싼 편이지만, 내일배움카드 발급 등으로 정부 지원이 가능합니다.

② 현업에서 일하는 PM의 코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를 현업자에게 직접 검토받는 것은 좋은 기회입니다.

③ 같은 분야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이 가능합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부트캠프가 끝난 후에도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2) PM 부트캠프의 단점

① PM 부트캠프 강사 다수가 포진한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는 PM 신입 채용 비율이 낮습니다. 따라서 첫 직장으로 ‘네카라쿠배’를 가기 위해 PM 부트캠프를 수강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② 부트캠프를 통해서 PM이 얻어갈 수 있는 것이 개발자보다 적습니다. 개발자는 부트캠프로 프로젝트 경험과 향상된 코딩 실력(테스트 점수)을 갖춰갈 수 있지만, PM은 프로젝트 경험만 가져갑니다. 게다가 코딩 테스트는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지만, PM의 결과물인 포트폴리오는 정성적으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개발 부트캠프에 비해 PM 부트캠프가 취업에 미치는 효과는 낮을 수 있습니다.

③ 부트캠프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런데 부트캠프의 포트폴리오 템플릿을 따르는 것이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PM 직무는 경쟁률이 높고, 채용 인원이 많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일관된 형식을 따르면 차별화가 어렵고, 평가자에게는 해당 포트폴리오가 '본인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 맞나?' 하는 의심이 따릅니다.

 

 

2. 국내 HCI 석사 과정

저는 2018년에 국내 대학교에서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석사과정을 졸업했습니다. 이 경험에 비추어 석사과정의 장단점을 공유합니다. 석사 과정은 함께한 교수님에 따라 평가가 다르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1) 국내 석사과정의 장점

①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합니다. 즉, 한 가지 주제를 파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UX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랩실에서는 2년간 자동차 UX에 관한 논문을 읽고, 자동차 관련 실험을 하고, 논문을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심 있는 분야가 뚜렷하다면 석사 과정을 추천합니다.

② 학교에서 발급하는 석사 과정 졸업 증명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수료증보다 증명서로서 공신력이 있습니다.

③ 해외 유학에 도움이 됩니다. 국외 저널과 콘퍼런스에 논문 게재를 목표하는 랩실에 간다면, 해외 석∙박사 과정 지원 시에 도움이 됩니다.

 

2) 국내 석사과정의 단점

① 교수님에 따라 2년간의 석사 생활이 달라집니다. 대학에서 교수의 위치는 (연차 등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회사 임원급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교수님의 의견과 상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연구와 연구실의 프로젝트가 일치하는지 미리 알아보세요. 연구자를 위한 웹사이트인 ‘김박사넷’에 교수님 성함 혹은 랩실을 검색한 후 후기를 보고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② 실무와 동떨어진 공부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PM 실무를 빠르게 맡아서 수행하고 싶다면, (R&D 성격의 프로덕트보다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다면) 석사과정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랩실에서는 주로 비교적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을 연구합니다. 제가 랩실에 있었던 2017~2018년에 AI와 블록체인 인터렉션을 연구한 것이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③ 비쌉니다. 공대 랩실은 지원금이 많은 편입니다. HCI 랩은 공대 랩실에 비해 재정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있었던 랩실은 경영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지원금이 풍부하지 않았고, 석사∙박사 월급을 100%를 받은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④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가 늘었습니다. 비대면 강의로만 석사과정을 보낸다면, 비싼 온라인 강의와 다를 바 없습니다.

⑤ 교수님이 모든 걸 가르쳐주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스스로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후 이를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는 형태로 학습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개개인의 역량과 노력 정도에 따라 석사 과정에서 얻어 갈 수 있는 수준이 다릅니다.

 

 

3. 교육 과정 추천

1) 국내 석사과정을 추천하는 케이스

R&D 성격의 신기술 기반의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싶다면, 대학원을 추천합니다.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에서는 신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덧붙여 신기술 기반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는 주로 규모가 있는 회사이므로, 학력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기도 합니다.

 

2) 스타트업 입사(혹은 부트캠프)를 추천하는 케이스

기술보다는 사업적으로 가치 있는 프로덕트를 빠르게 만들고 싶다면 스타트업 입사를 추천합니다. 스타트업 입사 후 체계가 부족해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 힘들다면, 관련 VOD를 시청하거나, PM 콘퍼런스 참석을 추천합니다. 다만 기존의 백그라운드가 판이해서 스타트업 취업을 위해 부트캠프 경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부트캠프 수강이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4. (개인적으로) 부트캠프보다 스타트업 입사를 추천하는 이유

저는 PM이 되고 싶으면 부트캠프보다 스타트업에서 빠르게 경력을 쌓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IT는 현업이 더 빠르게 변한다.

2) PM의 주요 역량은 실제 프로덕트 사이클을 돌아봐야 키울 수 있다.

3) 실험실 데이터보다 현업 데이터가 방대하고 퀄리티가 높다.

 

정리하자면, 저는 현업에서 배우는 것이 부트캠프에서보다 많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분석 방법을 알고 있더라도 현업 데이터 분석 경력이 없으면, 바로 현업에 쓰기 어려운 지식입니다.

 

현업을 경험하지 않은 PM을 뽑는 것은 모험입니다. 프로덕트 출시 경험이 없는 PM을 꺼리는 이유는 프로덕트 출시 후 프로덕트를 관리하고, 분석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PM의 업무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원자가 프로덕트를 ‘기획한’ 경험만 있다면 출시 후 과정을 어떻게 처리할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실제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한 경험과 타사 서비스를 분석하고 가상으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는 포트폴리오서의 가치가 완전히 다릅니다.

 

 

모든 PM을 응원하며

IT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만큼, IT 세계의 채용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년에는 제가 쓴 글이 적용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PM 부트캠프가 발전해서 대학원보다 좋은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IT 인력의 잦은 이직이라는 트렌드는 꽤 오랜 기간 유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더 처우가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식의 커리어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 취업이 어렵지, 그 후에 커리어를 키우는 과정은 처음보다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PM으로 커리어 노선을 변경하거나, 처음 취직하고 싶으신 모두가 파이팅하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PM(혹은 다른 업종) 분을 같은 업계에서 만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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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연주리

3년 차 서비스기획자입니다. 영상인식 AI 프로덕트를 담당하며, AI를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에서 영감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을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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