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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코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프로그래밍'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간단한 도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프로그래밍'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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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발자가 코딩을 배우면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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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코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프로그래밍'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간단한 도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프로그래밍'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나는 비개발자이며 주 업무에 프로그래밍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하지만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가끔 프로그래밍을 하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파이썬을 업무에 조금씩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파이썬을 공부하지 않았으면 어떡할 뻔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프로그래밍은 프로그래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비개발자도 잘 활용하면 큰 효율을 뽑아낼 수 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진입장벽은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서, 컴퓨터 공학 전공자가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쉽게 배워 써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프로그래밍을 아예 몰라도 비개발자 업무에는 지장이 없지만, 알면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비개발자가 프로그래밍을 업무에 어떤 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예시를 통해 살펴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API로 데이터를 가져와보자

데이터 API

 

디지털 광고 업계에서 '각 파트너사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광고 매출 리포트 추출하기'는 업무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것은 커리어 향상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기계적인 업무이지만, 매출 측정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업무이기도 하다.

 

협업하는 파트너가 1~2개면 수동으로 취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매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파트너 수도 순식간에 10~20개 이상으로 늘어나 결국엔 자동화가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내용을 취합해 내부 개발팀에게 '자동화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문제는 개발 리소스라는 것은 어느 회사든 늘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업팀을 위한 리포트 자동화'는 좀처럼 우선순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선순위 차례가 와도, 이내 새로운 문제가 우선순위를 가져가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설령 개발이 되었다고 해도, 우리 팀 입맛에 맞게 세부적 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약 없이 기다리기보다는, 그냥 비개발자가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API 추출 작업

 

어떤 서비스에서 내가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때,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API를 활용하면 추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서비스가 API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제공되는 서비스만 자동화해도 손가락 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필자의 경우, 여러 광고 서비스에 일일이 로그인해 CSV 파일을 저장하느라 소비해야 하는 15분을 단 1초로 줄였다. 게다가 손으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할 일도 없어진다.

 

API의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비단 위에서 언급한 리포트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쿠팡 판매자가 쿠팡 API를 활용하면 출고지 조회, 발주서 조회, 고객문의 조회 등의 많은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 눈으로 보면서 손으로 직접 누르는 것이 더 안심될 순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 결국 컴퓨터에게 시키는 편이 야근할 확률을 줄여주고 정확도도 더 높다.

 

물론 개발팀이 개발하여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비개발자가 만든 프로그램을 회사 시스템에 녹이기에는 구멍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1~2명이 간단히 사용할 목적이라면 굳이 개발팀에 요청해 하염없이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해결하는 것도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2. 데이터 정리 자동화하기

데이터 정리 자동화
(출처: wikipedia.org)

 

비개발자들은 업무의 상당 부분을 데이터 정리에 쏟는다. 데이터에서 필요 없는 부분 제거하기, 틀린 내용이 없는지 확인하기, 보기 좋게 꾸미기 등으로 보낸다. 하지만 이런 기계적인 일은 모두 컴퓨터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다. 이때 개인 작업이 자동화될 운명이라면 본인이 직접 자동화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파이썬에는 ‘pandas’라는 데이터 분석용 라이브러리가 있다. Pandas는 얼마든지 무료로 사용해도 되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데 특화되어있다. 예를 들어 엑셀이나 CSV 파일에서 필요 없는 내용을 지우거나, 숫자 형식을 바꾸거나, 새로운 계산식을 넣는 등 수많은 작업을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직접 손으로 정리해도 된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작업이라면 작업용 코드를 만들어 반복할 필요를 없앨 수 있다.

 

필자의 상황을 예시로 소개하자면, 수십 개의 서비스에서 리포트 파일을 추출해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매일 반복해야 했다. 단순히 추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리포트의 형식을 통일하는 작업도 해야 해서 매일 30분 이상을 단순 노가다에 투자해야 했다.

 

그러나 자동화 코드를 만든 이후에는 API를 통한 추출, 형식 통일, 단일 리포트로 합치는 작업이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합치는 것까지만 자동화했지만, 현재는 합친 리포트를 업로드하는 작업까지 자동화되어 있다.

 

pandas는 대용량 데이터를 읽을 때도 유용하다. 수십만 줄이 넘어가는 엑셀 파일을 다뤄본 적이 아마 있을 것이다. 그런 큰 파일을 엑셀에서 열려고 하면 컴퓨터가 느려져 제대로 훑어보기 힘들다. 하지만 같은 파일을 pandas 라이브러리로 열람해보면 전혀 버벅거리지 않으며 로딩 속도도 몇 배는 빠르다. 더 이상 컴퓨터 성능을 원망하지 않아도 된다.

 

 

3. 개발자와 수다 떨기

개발자와 수다떨기
(출처: pixabay.com)

 

개발자와 말이 통하지 않아 속을 태우는 비개발자 이야기는 지겨울 정도로 많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비개발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하소연하는 개발자들 이야기도 많다.

 

비개발자가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보면 개발자들과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 쉬워진다. 마치 '달콤한 커피 만들어주세요'라는 주문은 혼란스럽지만 '아이스 라떼에 시럽 펌핑 2번 해주세요'는 명쾌하듯이, 개발자에게도 '이미지 빨리 뜨게 해주세요'가 아닌 '이미지 렌더링 속도 100ms 이하로 맞춰주세요'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개발 관련 용어를 다 외워야 할 필요는 없다. 모르는 것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된다. 프로그래밍을 해보면 모르는 것을 어떻게 검색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요리사들도 이 세상 모든 요리를 할 줄 아는 것이 아니듯, 개발자들도 개발에 대한 모든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비개발자인 우리는 더더욱 몰라도 된다. 모르는 것을 검색해 알아내는 방법을 익히는 것으로 충분하다.

 

 

결론: 누구든지 배울 수 있다.

몇 년 전, 애플이 ‘자신들의 개발 언어 ‘Swift’를 이용해 일본의 80살 할머니가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개발은 어려운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살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해보지도 않고 어렵다고 결론지었구나'라며 반성했다.

 

개발로 먹고살 것이 아니라면 깊게 파고들 필요 없다. 내 업무에 딱 필요한 만큼만 갖다 쓰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철학을 이해할 필요도 없고, 모든 것을 자동화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넷플릭스의 영상 스트리밍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도 그것을 즐기는데 아무 거부감이 없듯이, 비개발자의 프로그래밍도 똑같다. 필요한 만큼 갖다 쓰면 그만이고, 더 흥미가 생긴다면 그때 더 파고들면 된다. '파이썬을 공부하자!'가 아니라 '이 업무도 파이썬으로 자동화가 되나?'에서 시작해야한다.

 

혹시 엑셀에서 SUM 등의 함수를 사용한다면 이미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SUM 함수가 적용된 셀의 숫자를 더해라'라며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작업은 프로그래밍과 다를 것이 없다. 이미 우리는 모두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으니, 이제 어떻게 하면 더 게으르게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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