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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파트에서 '논리적'이라는 뜻은 '내용'과 상관이 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보이는 것'은 디자인, 표현의 영역이다. 꼼꼼히 제품 기획하고 제작하시는 것만큼, 우리는 표현도 제대로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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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파트에서 '논리적'이라는 뜻은 '내용'과 상관이 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보이는 것'은 디자인, 표현의 영역이다. 꼼꼼히 제품 기획하고 제작하시는 것만큼, 우리는 표현도 제대로 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엄청난 고스펙 제품을 만들고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브랜드를 매번 만난다. 그래서 MECE를 통해서 내 제품을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살펴보겠다. MECE가 추상적인 개념이라 이해하기 조금 힘들 수 있지만, 끝까지 읽으면 '논리적'으로 사람들에게 생각을 전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중요한 내용 한 가지!
MECE는 원래 기획, 논리적 사고를 할 때 주로 쓰이는 방법으로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이다. 뜻을 풀어보면 '누락 없이, 중복 없이'라는 내용으로, 빠뜨리거나 중복되는 부분 없이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MECE는 유명한 방법이며, 다방면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지금도 검색만 하면 MECE 사고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 많이 나온다.
제안서를 작성하다가 MECE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책에 나온 단 한 줄이었다. 대학생이었던 때, 뜻을 찾아보면서 머릿속이 한 번에 정리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누락도, 중복도 없는 꽉 차 있는 느낌. 빈 구멍이나 놓치는 부분 하나 없는 말끔한 상태.
그러고 나서 이 개념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 '몇 가지 디자인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MECE를 디자인 활동(커뮤니케이션이나 기획 등등)에 적용해서도 쓸 수 있는 걸 알리고 싶다.
MECE는 논리적으로 내용을 구성할 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따끈따끈한 신제품이 나온 신생 브랜드가 있다고 가정해보겠다. 그리고 어떻게 이 신제품을 마케팅할지 다 같이 회의할 때 마케팅 담당자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제품이 나왔으니 광고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광고를 올려볼까요? 아니면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해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볼까요? 아, 팝업 스토어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도록 해도 좋겠어요. 버스광고나 전단지도 효과가 괜찮더라고요!”
정리하자면 (1) 유튜브 영상 광고 (2) 인스타 인플루언서 마케팅 (3) 팝업스토어 (4) 버스 광고 (5) 전단지 배포 |
자, 이 내용이 어떻게 느껴지는가? '완벽하군. 진행하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인스타 말고 카카오 뷰도 있잖아!", "버스광고 진행할 거면 지하철 광고도 하는 게 좋겠어"라고.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신제품 광고에 더해서 브랜드를 광고하는 건 어때? 신생이니까 브랜드도 마케팅하는 게 좋겠어"
이 얘기를 모두 받아들인 마케팅 담당자가 “얘기 주신 것들 전부 녹여내 볼게요”라며 내용을 수정한다.
(1) 유튜브 영상 광고 (2) 인스타 인플루언서 마케팅 (3) 팝업스토어 (4) 버스 광고 (5) 전단지 (6) 카카오 뷰 광고 (7) 지하철 광고
여기에 추가로 브랜드 소개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리 끝! |
이 내용을 본 대표가 이렇게 말한다. "이게 정말 최선일까요?"
마케팅 담당자가 답변한다. "유튜브, 인스타, 카카오, 길거리까지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분들과 만날 수 있으니 완벽합니다."
그렇지만 대표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위 브랜드 담당자라고 생각하고 7가지 마케팅 내용 리스트를 정리해보자.
위에 있는 7가지 방법을 묶어준다. 어떻게? 'A거나, A가 아니거나' 방식으로! 보니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게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다.
온라인이 아닌 것을 우리는 '오프라인'이라고 한다. 묶어서 이름을 붙인다. 보기 쉽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정리된다.
‘A거나, A가 아니거나’로 분류했을 때 모든 리스트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둘 중 하나일 테니까. 가장 쉬운 정리법이자, 빠트리는 게 있을 수 없는 구조다. 1단계로 묶어주는 건 이런 방식으로 묶어주면 된다.
마케팅 채널은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분류했어요! 온라인에선 유튜브, 인스타, 카카오에서 진행할 거고, 오프라인에서는 지하철, 팝업 스토어, 버스 광고, 전단지를 통해 마케팅할 겁니다. |
예시에서는 온라인으로 정했지만 다른 방법도 많다. 자사 채널에서 진행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기준은 본인이 편한 대로 세우면 된다.
1단계에서 끝내면 좀 아쉽다. 예시는 분류하는 양이 많지 않지만, 참고해서 보여주기 위해 2단계를 진행해 보겠다. 2단계는 기준을 세우고 토막 내는 것이다.
마케팅도 진행하는 시간이 모두 다르다. 콘텐츠를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배포하는지 고민해보면 된다. 어떤 건 15일, 어떤 건 3주, 어떤 건 6개월... 이 내용들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각각의 마케팅 옆에 실제로 며칠간 진행될지 적는 건 당연하다. 중요한 건 '잘 보여주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15일, 30일, 6개월, 이런 식으로 적을 때, 우리는 기준을 세우고 토막 내야 한다. 빈틈없이! 중복 없이!
기간으로 예시를 들었으니 이렇게 나눠보면 어떨까? 시간을 기준으로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는 방법이다.
1개월 이하는 단기,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는 중기, 6개월 이상은 장기로 정해 브랜드에서 기간별로 진행할 마케팅을 나눠봤다.
중요한 건 ‘1개월 이하를 단기라고 이름 붙이는 게 맞는가, 틀리는가’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빈틈이 없는 묶음들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채널에서 기간별로 나눠봤는데요.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살펴봤을 때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하고 보니까 빠지는 부분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기간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나눌 수 있다. 콘텐츠 형태(기준)에 따라 이미지, 영상, 텍스트 등으로 나눌 수도 있다. 예산 금액대별로 나눌 수도 있다.
그냥 리스트업 해서 보내는 담당자와 이렇게 정리해줘서 보내주는 담당자 중에 누구를 더 선호할까? 답은 정해져 있다. MECE 정리를 통해서 생각하는 바를 합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같은 내용도 ‘어떻게 정리하고, 표현하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지금까지 MECE에 관해서 설명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계로 나눠서 설명했지만, 꼭 단계를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MECE 전략에 대해서 더 궁금하다면 포털 검색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만나볼 수 있다.
이쯤 되면 MECE라는 개념에 대해서 대충 알겠지만, MECE 방식으로 표현했을 때의 장점이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앞서 MECE라는 단어 뜻을 알고 나서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정리해서 보는 사람이 소화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해왔다. 마찬가지다.
MECE 정리는 고객분들에게 내 제품/서비스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MECE로 정리하게 되면 크게 2가지 장점을 얻게 된다.
(1)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게 내 제품/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다.
(2) 내가 원하는 콘셉트를 짤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다. 내가 만약 어떤 프린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그냥 나열하는 것보다, 이렇게 설명하는 게 훨씬 더 완전하게 느껴진다.
똑같은 6개의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이렇게 정리하면 효과가 달라진다. 게다가 콘셉트도 생기게 됐다. 프린트 전 과정을 모두 케어해줄 수 있는 서비스로 정리하거나 빠지는 부분 없이 완벽하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표현할 수 있다.
게다가 고객들이 6개를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프린트 전, 중, 후 과정에서 케어가 들어간다는 사실은 기억할 것이다. 굉장한 효과다. 고객은 '프린트 과정'만 기억하면 되니 1석 2조다.
이걸 토대로 잘 디자인하면 고객분들에게 보여줄 서비스표가 완성된다.
특히 내 머릿속에서도 브랜드가 정리되는 건 덤이다. 정리하고 나면 내가 원하는 콘셉트로 가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게 된다. 빈칸이 생기게 되니까. 그 빈칸을 채우는 방식으로 생각하면 수월하게 콘셉트를 세울 수 있다.
꼭 프린트 과정처럼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나눠야 할까? 아니다. 내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맞게끔 프레임을 짜면 된다. 1단계에서 알려준 것처럼 ‘제작인 것, 제작이 아닌 것’으로 나눌 수도 있다. 알기 쉽고 빠르게 연결되는 상담 서비스가 강점을 내세울 수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타 경쟁업체에서 하지 않을 만한 서비스를 기준으로 세워도 된다. 어떻게 어필할지는 디자인의 몫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누락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우리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할 때 보통 시간 비용과 경제 비용(돈)으로 나눈다. 그런데 어떻게 '비용'을 시간과 돈으로만 나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의 노동은 겹치지 않나?’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인적 자원, 물적 자원이 그렇다. 경제, 사회, 문화적 가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럴 때 너무 고집부리지 말자. 중요한 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 2가지 파트를 비용의 총합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MECE 기획을 완성하려고 하는 학자가 아니다. 생각하는 방법만 가져가면 된다.
그럼 이걸 어떻게 잘 쓸 수 있을까? 사람들은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 일을 좋아한다. 무슨 뜻이냐면 이왕 하는 일, 혜택이 많을수록 좋아한다는 의미다. 여러분이 진행하는 어떤 서비스가 경제적인 혜택만 있고, 사회적인 혜택은 없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서비스의 효과를 소개서에 나타내는 상황이 왔다.
이럴 땐 경제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혜택도 같이 써넣어서 서비스의 완전성을 높여주는 게 좋다. 정말 눈 씻고 찾아봐도 경제적인 부분밖에 없다면 경제적인 파트를 단기, 장기로 나눠서 소개해도 좋다. 아니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는지, 간접적으로 전달되는지에 따라서 구분해도 된다. 그리고 여기에 이름을 붙여준다.
정말 방법은 다양하다.
이 글을 읽는 어떤 독자들은 '너무 당연한 내용 아닌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직접 해봤을 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눈으로 보는 건 언제나 쉽다. 직접 해보는 게 어렵다. 하고 나면 정말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길 것이다.
당신이 시작해야 하는 기획을, 소개해야 하는 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업무 절차를, 보고해야 하는 당신의 성과까지. 잘 정리하는 만큼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