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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핀테크 업계에서는 새로운 용어들이 마구 생겨나고 있습니다. 업계에 있는 사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입니다. 간편 결제나 핀테크라는 단어는 이제는 새롭지도 않죠. 오픈 뱅킹(Open banking), 마이데이터(MyData), 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최근에 핫했던 핀테크 키워드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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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연합전선, 오픈 페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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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핀테크 업계에서는 새로운 용어들이 마구 생겨나고 있습니다. 업계에 있는 사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입니다. 간편 결제나 핀테크라는 단어는 이제는 새롭지도 않죠. 오픈 뱅킹(Open banking), 마이데이터(MyData), 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최근에 핫했던 핀테크 키워드들입니다.

 

여기에 작년 말부터 오픈 페이(Open Pay)라는 새로운 단어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픈 뱅킹의 의미로 유추해 볼 때 무언가 개방한다는 것 같은데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시장에 안착하게 될까요? 오늘은 오픈 페이에 대하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간편 결제의 대두

‘간편 결제’, 말 그대로 간편하게 결제한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까마득히 먼 옛날로 느껴지지만, 모바일이 국내에서 한창 활성화되고 있던 2014년까지만 해도 PC나 모바일로 무언가 사려면 절차가 복잡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가맹점이나 결제사(PG)가 고객의 카드번호를 보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 당시 해외에서는 페이팔(Paypal)이나 아마존 원클릭 등 간편 결제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요. 고객은 한 번만 카드번호와 필요 정보를 입력해 두면 됩니다. 장바구니 화면에서 클릭 한 번이면 미리 입력해둔 카드로 결제가 되는 것이죠.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PC를 무겁게 하는 Active X도 잔뜩 깔아야 했고 3D안심클릭과 같은 이상한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카드번호를 매번 입력해야 했습니다.

 

액티브X 설치법
한 사이트의 2015년 공지. 온라인 결제 시 ActiveX 설치법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다. (출처: 민원119)

 

이 상황이 바뀐 건 당시 대통령의 ‘천송이 코트 발언’ 덕분입니다. 국내 결제 환경이 좋지 못해 외국인이 국내 쇼핑몰 이용이 어려우니, 개선하라는 지시에 사업자의 카드번호 저장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이후부터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입니다. 최초의 간편 결제였던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빅테크사와 PG사, 핀테크들이 간편 결제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해외 사업자들의 잇따른 성공 소식을 봤을 때 간편 결제 시장 전망은 매우 밝아 보였거든요. 그래서 한때 우리나라에는 무슨 무슨 페이가 50여 개를 넘어설 정도로 뜨겁게 경쟁했습니다. 모두가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는데, 거기에는 각자 계산이 있었습니다.

 

경쟁자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독과점 사업자가 되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거죠. 실제로 해외에서 페이팔, 알리페이 등 해외 간편 결제 기업들의 승전보가 들려오니 국내에서도 가능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치킨게임에 가까웠습니다.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마케팅비는 막대하게 소모되었습니다. 간편 결제를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라 가맹점을 모아야 했습니다. 온라인 가맹점 입장에서는 특정한 간편 결제를 허용해 주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사이트도 개발을 해야 하므로 이를 이유로 개발비나 마케팅비를 요구했습니다. 간편 결제는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양면 시장인데, 고객과 가맹점을 모으는 데 모두 비용이 들어갔던 것이죠.

 

간편 결제 가맹점
다양한 방식으로 가맹점을 모은 간편 결제. (출처: 페이코 가맹점 안내 페이지)

 

결국 과도한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수많은 간편 결제들이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져 갔습니다. 2014년~16년 사이에 치열했던 경쟁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소수의 생존자가 남았습니다. 크게 두 부류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커머스 내부시장(Captive) 기반과 빅테크 기반의 간편 결제입니다.

 

커머스 기반 간편 결제는 스마일 페이, 쿠팡 페이, SSG페이, L페이 등이며, 빅테크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카카오페이, 네이버 페이, 페이코 등입니다. 읽으면서 차이를 바로 느끼셨을 겁니다. 스마일 페이는 G마켓과 옥션에서, 쿠팡 페이는 쿠팡에서,. SSG 페이는 신세계 계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 결제입니다. 이처럼 커머스 기반은 원래 가지고 있던 큰 자체 마켓 내에서 자신들의 간편 결제만 사용할 수 있게 하여 반강제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빅테크 간편 결제는 조금 다릅니다. 빅테크는 수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기에 가맹점들이 스스로 간편 결제를 받아들였습니다. 네이버 페이 사용자가 많으니 중소형 온라인 쇼핑몰은 네이버 페이를 받아들이는 게 유리했던 거죠. 그래서 간편 결제 시장은 빅테크가 다수의 영역을 가져갈 수 있었고 이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간편 결제와 카드 결제의 차이를 설명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간편 결제도 결국 카드 결제가 되는데 무엇이 다르냐?’라는 의문이 듭니다. 언뜻 들으면 맞는 말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선 쇼핑몰에서 결제의 순간, ‘카드 결제’를 선택하느냐 ‘ㅇㅇ페이’를 선택하느냐의 차이일 뿐으로 느껴집니다. 카드 명세서에 ‘ㅇㅇ페이’로 나올지 쇼핑몰 이름으로 나올지의 차이인 것처럼 생각되는 거죠.

 

2022년 4월 27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1년도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결제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9.6%, 7.6%씩 증가했습니다. 과거 추이를 봐도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흥미로운 건 간편 결제 이용 추이가 훨씬 가파르다는 겁니다. 2018년 일평균 657만 건이었던 이용건수는 2021년 1981만 건으로 3배가 되었습니다. 간편 결제의 편리함이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간편 결제 운영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카드 수수료 외에 추가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고객의 사용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가 딱히 손해 보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카드사는 이 상황이 편치 않습니다. 왜일까요?

 

 

카드사들의 반격, 오픈 페이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 길목에 관문이 하나 더 생긴 상황이기에 편치 않은 겁니다. 지금이야 쇼핑몰의 1만 원 매출이 A카드 1만 원에서 XX페이 1만 원으로 바뀐 것뿐인데요. 시간이 흘러서 XX페이가 너무 편하고 익숙해졌는데, XX페이가 A카드와 거래를 끊고 B카드만 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A카드를 소지한 고객의 불만은 엄청날 것입니다. 그렇지만 XX페이가 하는 행동이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고객은 선택해야만 합니다. ‘XX페이로 결제하지 않는다’ 혹은 ‘(아예 다른) B카드를 사용해서 XX페이를 쓴다’ 중에 말이죠. 사용보다 훨씬 더 영향력을 미치는 건 이벤트와 프로모션입니다.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XX페이가 특정 카드만 열심히 밀어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카드를 다 가진 고객이더라도 XX페이를 쓸 때는 C카드만 사용하게 되는 현상이 생기면 다른 카드사들은 속이 타들어 갑니다.

 

간편 결제가 특정 카드사의 프로모션을 추진하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넥슨 홈페이지)

 

즉, 간편 결제가 채널을 부여잡고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카드사 입장에선 싫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많은 결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간편 결제를 버릴 수도 없습니다. 매출이 빠지는 것도 싫고 고객이 이탈하는 것도 무섭습니다. 매년 간편 결제가 무섭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카드사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오픈 페이입니다. 지금까지 공유된 내용에 따르면, 오픈 페이는 개방형 지급결제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작년부터 진행 중이며, 참여를 확정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의 5개 사입니다. 현재는 카드사별로 앱 카드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한은 신한 PLAY, BC는 페이북, KB카드는 KB Pay와 같은 식입니다. 이들 앱에서는 당연하게도 각 사의 신용∙체크카드만 등록해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오픈 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 간에 카드를 서로 등록 및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되면 BC 페이북에서 롯데카드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요즘 세상에 1개 카드사의 카드만 사용하는 고객은 거의 없으니, 고객에게는 매력적입니다. 복잡하게 여러 카드사의 앱을 받을 필요 없이 하나만 있으면 될 테니까요. 이를 위해 여신금융협회는 작년 11월 카드사 간 상호 호환 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고요.

 

이렇게 카드사 입장에서 고심 끝에 간편 결제로 채널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칼을 꺼내 들었습니다. 아직 출시도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시도,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접근, 그러나 효과는 미지수

“한국과 일본은 앙숙이지만 외계인이 침공하면 일단 손을 잡고 싸워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예전 어느 TV 정치토론에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간편 결제에 대항해 손을 잡는 카드사의 모습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장 내 의견은 마냥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일단 카드사 간 점유율 차이가 큽니다. 업계 선두권인 신한, KB 등과 하위권 카드사와는 속셈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의 앱에서 모두의 카드가 된다는 말은, 점유율이 높은 카드사일수록 유리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상위권인 신한카드의 신한 PLAY가 설치되어 있을 확률이 하위권보다 더 높아질 테니까요. 하위권 카드사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지니 채널 경쟁력도 더 떨어지게 됩니다. 현대, 삼성과 같은 카드사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이 부분이 큽니다. ‘쏠림현상 심화’가 우려되는 겁니다.

 

이건 악순환의 시작입니다. 모든 카드사를 아우르지 못하면 오픈 페이 자체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한 PLAY 앱 하나면 모든 카드사의 결제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고객에게 주어야 간편 결제와 싸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믿고 들어온 고객에게 ‘고객님, 실은 AA카드와 BB카드는 결제가 안 됩니다. 양해 바랍니다’라고 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훨씬 어렵습니다.

 

이런저런 장애물을 넘으면 간편 결제와 대결할 수 있을까요? 굳어진 고객의 사용 패턴과도 싸워야 합니다. 고객들은 지난 7~8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간편 결제 사용을 배워 왔습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결제 습관은 정착시키기도,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A카드사의 앱에서 B카드사 카드 결제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에 상당한 노력이 들어갈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연합전선을 선택했습니다. 위에서 제가 말씀드린 내용 외에 공개된 내용은 아직 없기에, 향후 엄청난 아이템과 함께 화려하게 오픈 페이가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은 고객에게 늘 좋습니다. 22년 하반기 결제 시장 동향은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되니 결제 기술에 관심이 있으면 잘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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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와 카드사에서 17년째 핀테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을 했습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jinsekil)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 '더이상무리하지않겠습니다'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논문을 냈습니다. fintech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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