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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소리가 나야 한다”이다. 제목의 질문을 보자마자 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면 괜찮다. 인간은 원래 이중부정문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에서 Mute 기능을 표현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UX 라이팅(UX Writing)’에서 다중부정문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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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소리가 나야 한다”이다. 제목의 질문을 보자마자 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면 괜찮다. 인간은 원래 이중부정문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에서 Mute 기능을 표현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UX 라이팅(UX Writing)’에서 다중부정문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기업들이 제대로 된 UX 라이팅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Mute 토글 표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벌어지는 최악의 사례를 살펴보자.
위 그림은 2016년경 구글 지도 앱에서 길 안내 음성을 켜거나 끄는 기능이 구현된 모습이다. ‘Mute OFF’ 또는 ‘Mute ON’이라는 표현을 통해 음성 기능 활성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Mute ON’이라는 표현은 소리가 켜진(ON) 상태일까, 아니면 ‘Mute OFF’라는 표현이 소리가 켜진(ON) 상태일까?
결과는 Mute ‘OFF’라는 표현이 소리가 켜진(Sound ON) 상태를 의미한다.
방금 글을 읽으면서 잠깐이라도 집중력을 잃었다면 정상이다. 사용자가 조금이라도 헷갈리게 만들어졌다면 그건 디자인의 문제다. 만약 화면 위에 뜬 ‘Mute off’라는 표현을 보고 소리가 꺼진 줄 알고 공연장이나 중요한 콘퍼런스에 참여했다면 벨 소리가 우렁차게 울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처럼 잘못된 기능 표현은 사용자에게 큰 피해를 끼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Mute 기능을 표현하고 있을까?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 갤럭시’와 ‘구글 Pixel’, 그리고 iOS 진영의 아이폰 사례를 찾아봤다.
삼성은 소리/진동/무음(영어: Sound/Vibrate/Mute) 등 세 개의 분절된 기능으로 기기의 소리 상태를 표현했다. ‘소리(Sound)‘는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반드시’ 소리가 나는 모드, ‘진동(Vibrate)’은 소리는 ‘절대’ 나지 않지만 진동이 발생하는 모드, ‘무음(Mute)’은 소리 및 진동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모드로 나누어 사용자가 혼동하는 일이 최소화되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구글 픽셀은 진동 설정을 ‘소리 ON/OFF 기능’과 별도로 분리하고, 소리를 끄는 행위를 특정 단어로 표현하지 않았다. 대신 현재 ‘volume’만을 설정할 수 있어서 슬라이드의 왼쪽 끝으로 밀면 ‘volume 0’으로 표현해 무음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이폰은 소리를 끄는 기능을 ‘무음모드’라고 명명했다. 그렇게 해서 ‘기능 ON/OFF’는 ‘무음모드 켬/무음모드 끔’이 되었다. 이 경우 앞선 최악의 사례처럼 소리가 켜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음모드 끔 상태가 되고, 무음모드를 켠 경우에는 소리가 반대로 꺼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까지 읽어 봤을 때 “조금만 생각하면 크게 헷갈리지 않을 텐데, 이 정도로 태클을 걸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해 한 연구사례를 준비했다. 스페인 USC(University of Santiago de Compostela)와 스페인 뇌인지 바스크센터(Basque Center on Cognition, Brain and Language, BSBL)의 합동 연구에 따르면, 특정 상황을 기술하는 문장의 참 거짓을 판단하도록 한 실험에서 부정 표현이 2번 이상 반복된 다중부정문(‘Multiple Negations)의 경우, 단일부정(Single Negation) 문장에 비해 24% 이상 정확도가 낮았다. 특히 부정 표현이 2번 반복된 이중반복문(Double Negation)문은 정확도가 더 떨어졌다. 이처럼 부정 표현이 늘어날수록 대부분의 참가자가 실제 뜻과 정반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긍정문에 비해 부정문을 처리할 때에 더 복잡한 인지적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문에서 부정표현이 늘어나는 다중부정문의 경우, 단일부정문에 비해 처리시간이 증가하고 정확도가 낮아진다. 우리가 집중하는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뇌의 자원을 적게 사용하는 무의식적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실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다중부정문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다중부정문을 없애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어떤 행동을 하지 아니하지 않다’는 말은 곧 ‘어떤 행동을 한다’는 의미와 같다. 이처럼 부정 표현을 두 번 써야 할 때 하나의 긍정 표현으로 바꾸면 보다 쉽게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무음모드 끄기 같은 경우, ‘무음’이 소리가 ‘없다’는 부정 표현이고, ‘끄기’ 또한 부정 표현이므로 ‘소리 켜기’와 같이 긍정 표현이 한 번 사용된 표현으로 바꾸어 나타낼 수 있다. 이와 대비되는 구였던 ‘무음모드 켜기’는 부정 표현이 한 번 사용된 ‘소리 끄기’로 나타낼 수 있겠다.
두 개 이상의 단어가 합쳐진 것보다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앞선 사례에서 삼성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무음모드 끄기’, 즉 소리를 켜는 기능이면 단순히 ‘소리’라고만 작성해도 충분하다. 반대로 소리를 끄는 기능은 ‘무음’이라고만 써도 충분하다.
구글 픽셀의 예시처럼 아예 언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능을 표현하는 아이콘 등이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라면 그 아이콘을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이 경우 번역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별도의 설명 없이 기능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기업이 가장 선호할 만한 방법이다.
만약 반드시 언어적 표현을 사용하여야 한다면 아이콘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함께 사용하는 편이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무음모드를 표현한 사례들을 통해 다중부정문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소한 디자인 요소일수록 인간은 뇌 자원을 덜 사용하게 되므로,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실수로 잘못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여 설계해야 한다. 우리가 한 번 신경 써서 설계한 디자인이, 누군가의 난처한 상황을 막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참조>
Mute On, Mute Off? | Infragistics Blog
남윤주, (2016) 부정문 처리와 문장 진리치 판단의 인지신경기제: 한국어 통사적 부정문과 어휘적 부정문에 대한 ERP 연구
Iria de-Dios-Flores, (2019) Processing Sentences With Multiple Negations: Grammatical Structures That Are Perceived as Unaccep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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