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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위한 마케팅 지침서: ⑦잘한 브랜딩, 못한 브랜딩

세상엔 수많은 마케팅이 있습니다. 그중엔 생각 못 했는데 엄청난 성공을 거둔 마케팅이 있는가 하면,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시장의 외면을 받아 실패한 마케팅도 있습니다. 사실 마케팅의 ‘잘했다, 못했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기준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유명한 광고에는 분명히 성공할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사례를 바탕으로 마케팅 성공 여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중독성 있는 CM송으로 브랜드를 각인하다

대한민국에서 라디오 좀 들었다 하는 사람 치고 서울사이버대학 CM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온갖 라디오 채널에 오랫동안 나오기도 했고, 쉬운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거의 세뇌하다시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됐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서울사이버대학의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서울사이버대학 CM송 10시간 버전. 7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출처: 유튜브 hletrd)

 

서울사이버대학의 CM송은 인터넷에서 밈(Meme)화 되어 콘텐츠가 꾸준히 재생산되기도 합니다. 인터넷 언론사 OSEN에서 실시한 설문 결과, 사이버대학을 검색하는 사람들의 50% 이상이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대학을 인지한다는 점에서 이는 굉장히 성공적인 사례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는 수많은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해도 얻기 어려운 것을 서울사이버대학은 CM송 하나로 얻어낸 셈이니까요.

 

실제로 한국 기업 평판 연구소에서 공개한 2020년 사이버대학교 브랜드 빅데이터 평판 분석에 따르면 서울사이버대학교의 커뮤니티지수는 다른 사이버대학교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브랜드 빅데이터 평판 분석
한국 기업 평판 연구소의 2020년 사이버대학교 브랜드 빅데이터 평판 분석. (출처: 미래한국)

 

서울사이버대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2019년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 수상, 2020년 사이버대학교 브랜드 평판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결과들을 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CM송 하나가 이루어 낸 업적은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CM송이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잘 만든 CM송 하나가 열 CF 부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과학적인 근거도 있습니다. 많은 심리학자에 따르면, 청각적 기억이 시각, 촉각, 후각적 기억보다 강하다고 말합니다. 소리에 대한 반응은 두뇌에 직접 작용하게 되는데, 평균 14 만분의 1초 정도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며, 오히려 시각적인 반응은 4만 분의 1초 정도가 더 늦다고 합니다. 즉 두뇌가 시각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기 전에 먼저 청각적 자극이 두뇌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광고에 있어 음악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쉬운 가사 속에 제품의 이미지를 녹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면 그만큼 노래는 어려워지고 기억에 남기도 힘들어집니다. 다른 제품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잘 잡아 광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을 만한 노래와 가사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겠죠. 비슷한 성공 사례로는 썬 연료, 에듀윌, 야놀자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긍정적인 이미지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과거 삼성전자의 하우젠 광고는 매우 실패한 사례입니다.

소름끼친다는 평이 주를 이뤘던 삼성전자의 하우젠 광고 (출처: 유튜브 m35a2)

 

‘살균세탁 하셨나요?’라는 단순한 문장의 반복으로 하우젠이 가진 정체성을 각인시켜주는 것은 좋았지만, 어딘가 음산하게 들리는 고음의 반복은 많은 사람들이 ‘소름이 끼친다’며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이 광고 음성을 듣고 집에서 울음을 터트린 아기들도 많다고 할 정도로 반응이 안 좋았습니다.

 

 

키워드로 브랜드를 대변하다

과거 TV를 보다 저 스스로 ‘와 이건 정말 잘했다’라며 감탄한 브랜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신세계가 론칭한 통합 쇼핑몰 SSG입니다. SSG라는 신세계의 이니셜과 ‘쓱’이라는 의성어를 결합시킨 이 키워드는 광고를 통해 해당 키워드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SSG(쓱)이라는 한 단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광고 (출처: SSG.COM 유튜브)

 

이후 쓱닷컴은 ‘쓱세권’, ‘압도적 쓱케일’ 등 쓱이라는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광고들을 선보였습니다. ‘신세계’라는 기존 이름에서 느껴졌던 오래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면서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었고, 2021년 기준 신규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로 집계될 정도로 큰 성공을 이루어 냈습니다.

 

이처럼 트렌디함으로 무장한 쓱닷컴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포리테일’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기도 합니다. 인포리테일이란 정보를 뜻하는 단어 ‘인포메이션’과 유통의 ‘리테일’을 합친 말로, 상품 정보를 영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 커머스’의 일종입니다. 젊은 층의 필수 채널인 유튜브를 겨냥하여 그들의 입맛에 맞는 영상 콘텐츠로 추가적인 공략을 시도한 것이죠. 이는 차별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MZ세대를 만족시킨 성공한 마케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장수돌침대’를 들 수 있겠습니다. 아마 장수돌침대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별이 다섯 개!’ 라는 슬로건이 떠오른 분도 계실 텐데요. 이 슬로건은 장수돌침대 최창환 회장이 광고 촬영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장수돌침대를 상징하는 표현이 되어 지금도 포털에서 별이 다섯 개를 검색하면 장수돌침대의 콘텐츠로 도배되다시피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의미는 알겠지만 공감은 안되네요

LG전자에서 한때 ‘LG톤플러스’를 구매하면 맥북에어를 준다는 마케팅을 진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를 보는 소비자들은 당연히 애플 노트북인 맥북에어를 주는 것으로 인지했는데요. 알고 보니 맥(맥스봉 소시지), 북(도서문화상품권), 에어(나이키 에어)를 증정하는 이벤트라서 어마어마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lg전자 맥북에어
굳이 점을 찍어가며 구분하려 했지만 그 결과는… (출처: 뽐뿌)

 

LG전자가 의도한 것은 모두가 함께 웃고 넘어가는 ‘펀 마케팅’의 일종이었겠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함께 공감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맥.북.에어’라는 단어가 처음부터 말장난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오해의 소지가 컸기 때문에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게 된 것이죠. 이런 반응 덕분에 LG전자는 해당 이벤트를 황급히 중지하게 되었습니다. ‘설명이 필요하다면 실패한 드립이다.’라는 커뮤니티 명언이 떠오르는 마케팅입니다.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해 실패한 마케팅 사례는 또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해피 포인트의 광고를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식품전문기업 SPC 그룹이 배우 이민정을 내세워 만든 ‘해피포인트 투 유’ 광고 중 ‘입영통지서’ 편은 입대를 앞둔 친구에게 “국방의 의무 축하한다. 정신 좀 차리겠구나. 해피포인트로 케이크 사 갈게.” 등의 가사로 많은 남성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해피포인트 입영통지서
문제의 그 광고. (출처: ‘해피포인트’ 광고 캡쳐)

 

이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전역한 남성들이 광고 모델인 이민정 배우의 미니홈피에 연일 불쾌하다는 비난을 남겨 끝내 미니홈피가 폐쇄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군입대 라는 것 자체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아름다운 일이긴 하지만, 꽃다운 청춘의 긴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 남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벼운 재미 요소로 활용하기 민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브랜드 = 긍정적인 이미지

지금까지 잘 된 광고들과 그렇지 못한 광고들의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은 브랜딩을 진행하기 이전에 ‘우리의 브랜드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그 결과물이 긍정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광고를 기획할 때 단순히 해당 광고의 재미 요소나 제품의 특장점 어필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는 소비자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지,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우리 브랜드를 각인시킬지는 그 이후에 해야 하는 고민입니다. ‘마케팅은 방법보다 의도를 우선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흔히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딩과 겸하여 진행하는 것이 필수라고 하거나 브랜딩이 없는 상태에서의 퍼포먼스 마케팅은 해도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자본이 넉넉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함께 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당장 인지도를 넓히는 것보다 제품 하나 더 팔리는 게 급한 회사들도 있으니까요. 이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퍼포먼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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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아저씨

게임기자로 IT 업계 입문, 게임기획자로 전직해 모바일 게임 6종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사업/마케팅 분야로 전직하여 인하우스와 대행사에서 약 6년 간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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