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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상식사전] 정보 자유화의 핵심, 오픈소스 운동

소프트웨어의 코드가 독점 라이선스형과 오픈소스의 완전히 다른 2가지 방식으로 배포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하나는 소유권이 있는 독점형 코드이며, 하나는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 수정, 배포가 가능한 오픈소스입니다. 그것은 마치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기업과 공공 의무교육을 하는 학교의 차이 같은 것이며, 전사(戰士)와 자유인의 차이와 같은 것이죠.

 

양 측의 배포 방식도 다릅니다. 오픈소스는 프로그래머가 코딩한 원시 코드(source)를 그대로 공개하며, 독점형 코드는 원소스는 비공개한 대신 실행만 할 수 있도록 컴파일한 오브젝트 코드(Object Code, 목적 코드)만 배포하거나 판매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오브젝트 코드는 원 소스를 추출할 수 없기 때문에 카피나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독점 코드에는 기업가 정신이 있으며, 오픈소스는 자유 연구가의 정신, 긍정적 의미의 해커 정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런 소프트웨어 형태와 배포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 완전히 다른 두 갈림길이 생겨난 것일까요?

 

빌 게이츠 “왜 남의 노력을 훔치는가?”

독점 라이선스 코드를 대표하는 인물은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빌 게이츠’입니다. 1975년 세계 최초의 개인용 마이크로 컴퓨터 ‘알테어8800’이 출시되자 개인용 컴퓨터 마니아들이 홈브루(집에서 만든 수제 맥주) 컴퓨터 클럽(HCC, Homebrew Computer Club)이라는 모임을 결성하였습니다. 회원들은 자유롭게 서로의 소스코드를 공유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갔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실력을 쌓은 HCC 회원들은 하나둘씩 IT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1세대 PC 소프트웨어 사업가들이 되었습니다. 빌 게이츠 역시 홈브루 컴퓨터 클럽의 일원이었는데요. 빌 게이츠는 클럽의 보편적인 다른 회원들과 달리, 소프트웨어를 비용을 치르지 않고 복제해서 사용하는 회원들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급기야 1976년 1월, 회원들이 보는 뉴스레터에 공개편지를 띄워 이러한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동업자인 폴 앨런과 자신이 만든 알테어 베이직이 불법복제로 떠돌고 있는 상황을 알리고, ‘제적 보상이 없으면 품질 좋은 소프트웨어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며, 하드웨어는 돈을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왜 소프트웨어는 도둑질을 해서 쓰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1970년대 빌게이츠
1970년의 빌 게이츠 (출처: 위키피디아)

 

빌 게이츠의 향후 행보는 많은 사람들이 아시다시피 베이직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였고, 게리 킬달의 운영체제를 IBM용으로 수정한 MS-DOS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사업가로 엄청난 성공 가도를 걷게 됩니다. 빌 게이츠는 사업가적인 관점에서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쓰는 것을 남의 노력을 훔치는 행위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리처드 스톨만 “모든 정보의 자유를 위해”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은 빌 게이츠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IT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괴짜, ‘리처드 스톨만’입니다.

 

스톨만은 1974년 하버드 대학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였고, MIT 물리학과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큰 업적이 될만한 논문을 남긴 천재 프로그래머였습니다. 당시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프로그래머로 명성이 높았던 스톨만은 프로그래밍을 더 하고 싶어서 박사과정을 중도에 그만두었습니다. 그가 속한 MIT 인공지능연구소는 당대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들이 모여 있었고, 그들은 스스로를 해커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해커의 이미지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보안을 뚫고 들어가 무엇인가를 훔치는 그런 해커의 이미지가 아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의 대명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연구소의 해커들은 오로지 인간의 삶을 더 낫게 만든다는 목표를 향해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서로 협조하며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만 열중하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MIT 인공지능연구소의 탁월한 해커 중의 한 명이었던 리처드 스톨만은 여기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투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리처드 스톨만이 오픈소스 운동을 펼치게 된 직접적인 계기들은 이런 것입니다. 당시 심볼릭스라는 IT 회사가 있었는데, 창업자는 MIT 인공지능연구소 출신이었습니다. 그는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소스 코드를 가져가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스톨만은 한때 동료였던 심볼릭스 창업자에게 그 새로운 소스 코드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스톨만은 이때 처음으로 충격을 받고 분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른 계기도 있었습니다. 스톨만은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제록스 프린터의 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회사에 소스코드를 요구했습니다. 이 역시 냉정하게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프린터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록스 담당 직원이 와서 고쳐줄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려야 하는 비효율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자유소프퉤어재단 로고
자유소프트웨어재단 로고 (출처: FSF재단 홈페이지)

 

스톨만이 오픈소스 운동을 결심을 하게 된 가장 큰 사건은 무료로 제공하던 컴퓨터 운영체제 유닉스를 1980년대 초반 유료화한다는 발표였습니다. 스톨만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오픈소스 운동의 투사로 나서게 됩니다.

 

빌 게이츠와 스톨만의 결정적인 차이는 경제적 성과를 향한 성취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기업가 정신과 전 인류에 기여한다는 자유 연구가의 정신입니다. 즉, 기업과 연구소의 차이인 것입니다. 훗날 빌 게이츠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독점법으로 기소가 되어 곤욕을 치렀고, 스톨만은 피리를 불며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강연을 하는 자유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운동의 가치

오픈소스 운동을 보는 일반인들은 “그러면 도대체 오픈소스로 개발하는 사람은 어떻게 수익을 올리는가?”라면서 수익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톨만은 이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수익을 거두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소스는 반드시 공개하되 그것을 특정 소비자들에게 패키지 형태로 최적화시켜서 유료로 판매를 하는 것 등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소스를 공개한다는 전제하에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거두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권장하는 편이었습니다.

 

실제로 오픈소스 운동에 동참한 많은 개인과 업체들이 큰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톨만과 함께 리눅스를 만든 리누스 토발즈는 3천만 달러(한화 약 365억 4300만 원)라는 엄청난 연봉을 받았습니다. 리눅스를 개선하여 새로운 버전을 내놓은 업체 레드햇은 무료로 소스코드를 공개하지만, 각종 교육과 기술 지원, SI(시스템 통합) 사업 등으로 큰돈을 벌었고, IBM에 340억 달러(한화 약 41조 4154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인수되며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픈소스 운동의 정신과 가치입니다. 독점과 비공개로 인한 비효율을 없애고, 인류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최대한 효과적으로 서로 협조한다는 것입니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이 만들어낸 오픈된 소스가 없었다면, IT 기술에 소외된 많은 국가, 조직, 개인들이 현대 IT 문명의 혜택에서 멀어져, 후진적인 생활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픈ai닷컴 홈페이지
(출처: 오픈AI닷컴)

 

실제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오픈소스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인공지능에는 딥러닝, 머신러닝과 같은 첨단 IT 기술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도 있고, 장밋빛 전망을 현실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IT 업계 지도자들이 참가하여 오픈 AI(인공지능)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참여하여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아까지 않고 있습니다. 오픈 AI는 인류에게 혜택을 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그 이름에 부합하게 모든 개발방식을 오픈소스로 진행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운동의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리처드 스톨만의 아이디어와 이상이 있으니, 그가 일으킨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오픈소스 운동의 가치는 실로 막대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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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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