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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포스터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초록색 바탕화면에 0과 1이라는 숫자가 흘러내리는 이미지는 이후 미래와 관련된 여러 공상과학 장면에도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매트릭스>는 왜 0과 1이라는 숫자를 활용하여 포스터를 만든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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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포스터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초록색 바탕화면에 0과 1이라는 숫자가 흘러내리는 이미지는 이후 미래와 관련된 여러 공상과학 장면에도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매트릭스>는 왜 0과 1이라는 숫자를 활용하여 포스터를 만든 것일까요?
<매트릭스>는 ‘컴퓨터로 프로그래밍된 공간을 현실로 느끼는 세계’라는 설정을 영화의 주된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컴퓨터가 0과 1이라는 2가지 숫자로만 이루어진 이진수를 바탕으로 구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고의 정보통신 도구인 컴퓨터와 그것이 간소하게 변형된 스마트폰 등과 같은 IT기기의 구동원리를 알고 싶다면, 이진수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이진수는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기에게 있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공통된 골격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컴퓨터의 탄생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는 이진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현대에서 정보통신기술의 집약체는 컴퓨터고 우리는 그것을 ICT 혹은 IT 부릅니다. 하지만 본래 컴퓨터는 단순한 숫자를 계산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컴퓨터(Computer)의 의미도 원래는 계산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찰스 배비지(1791~1871)가 항해사들을 위한 별자리 목록표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방대한 분량의 수치계산표를 하나하나 검산하는 작업을 기계가 대신하도록 만들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작업은 지독히 지루한 작업이기도 했지만, 오차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기계가 대신한다면 오차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설계한 컴퓨터는 20세기에 접어들어 허만 홀러리스의 도표 제작기계가 되었고, 그가 만든 회사는 나중에 IBM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컴퓨터가 단순히 전자계산기 역할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보통신의 도구로 거듭난 데는 중대한 한 인물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정보통신 이론이라는 하나의 학문 분야를 새롭게 창시한 괴짜 공학자 클로드 섀넌(1916~2001)입니다. 그는 미시간 대학에서 전기공학과 수학을 전공했고,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수여하고 당대의 숱한 천재 과학자들이 모여 있었던 벨 연구소에서 일했습니다.
클로드 섀넌은 1937년 <계전기와 스위치로 이루어진 회로의 기호학적 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전기회로의 디지털 작동 방식과 조지 불(1815 ~ 1864)의 기호 논리학이 정확하게 대응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여기서 불의 기호 논리학이라는 것은 인간이 세상사 제반 문제 해결에 사용하는, 논리적 사고를 위한 소스인 명제들을, 기호로 표현해서 수학적인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즉 인간의 사고를 수학으로 전환하여 연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단어를 이용하지 않고 기호로 나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단순한 예를 하나 들면, 이런 것입니다. 하나의 변수 a가 ‘강아지는 하얗다’이고, 다른 변수 b가 ‘강아지가 점박이다’라고 했을 때 a가 거짓이고 b가 참이라면, ‘강아지는 하얀색이 아닌 점박이다’라는 의미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참은 0, 거짓은 1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AND(그리고), OR(또는)와 같은 연산자를 이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연산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의미만 전달하지만, 이러한 연산을 다층적으로 중첩하면 복합적인 논리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섀넌은 이러한 발견을 논문으로 정리하여 ‘불을 껐다 켰다 하는 전기 회로를 활용해 불의 논리 연산과정을 스위치 같은 기계로 현실화, 물리화해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인간의 논리적 사고를 스위치로 옮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스위치는 닫혔다 열렸다 하면서 전기를 끊었다 연결했다 하는 기계이니, 이 두 가지 상태를 숫자로 옮기면 0과 1이 됩니다.
이후 클로드 섀넌은 1948년 <통신의 수학적 이론>이라는 논문을 통해 0과 1로 디지털화된 정보가 원하는 장소에 노이즈 없이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음을 또 한 번 이론으로 증명하였습니다. 이 논문으로 그는 컴퓨터 업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튜링상을 받았고, 벨 연구소를 넘어 여기저기 강연을 다니며 평생 자유롭게 연구하는 당대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디지털이라는 것은 ‘디지트(digit)화 시킨다’는 뜻입니다. 디지트란 손가락 또는 발가락에서 파생한 용어로 기수법에서 쓰는 아라비아 숫자를 뜻합니다. 즉, 디지털이라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 만날 수 있는 모든 아날로그적인 정보를 숫자의 형태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섀넌에 의해서 정보통신 이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뉴스, 사진, 음악, 동영상, 게임 등과 같은 정보들을 디지털 정보로 전환시켜 현재와 같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통해서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클로드 섀넌은 그래서 디지털의 아버지라고도 불립니다.
조지 불, 클로드 섀넌과 같은 천재 학자들의 학문적 기여를 통해 컴퓨터는 디지털 방식으로 구동될 수 있었으며, 마치 인간이 생각을 하는 것과 같은 많은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컴퓨터의 작동이 꼭 스위치 형태의 전기회로를 전달하는 방식일 필요는 없습니다. 0과 1의 형태로만 구현할 수 있다면 어떤 도구이든 상관없습니다. 수도꼭지를 잠갔다 틀었다 하는 방식도 합니다. 하지만 전기 신호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회로를 조그맣게 만들어 집적(集積) 하기 쉽기 때문에 이 방식을 쓰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숫자로 정보를 표현할 때 반드시 이진수로 표시되는 이진법으로 해야 한다는 법칙도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십진법으로 해도 되고, 60갑자와 같은 방식의 60진법으로 해도 무방합니다.
그렇지만 이진법이 쓰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진법이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기계로 구현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진법이라는 것은 숫자를 기술하는 방식인데, 이진법은 숫자나 기호 2개가 쌓였을 때 다음 자리에 숫자를 올려서 표기합니다. 십진법은 10개가 쌓였을 때 숫자 1을 올리죠. 60갑자는 갑자년에서 계해년까지 60년이 지나면 다시 갑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환갑(還甲)이 만 60세인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진법보다 적은 일진법은 왜 안 될까요? 일진법이 되면 가장 적은 숫자 1을 쓰는 순간부터 계속 숫자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일진법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장 적은 진법은 2가 될 때 숫자를 올리는 이진법이고, 이것이 가장 단순한 진법인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십진법과 기계에 가장 익숙한 이진법을 비교해 보자면, 십진법의 장점은 자릿수가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20을 표기하는데 두 자릿수만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진법은 20을 표기하려면 10100으로 표기해야 하니 다섯 자릿수가 필요합니다. 이진법은 자릿수가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사용하는 숫자의 종류가 적습니다. 숫자의 종류가 2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계산 규칙이 지극히 간단합니다.
인간은 많은 종류의 기호를 암기해서 적은 자릿수를 직관인 계산이 더 편할지도 모르지만, 기계는 종류가 적고, 계산 규칙이 간단한 것을 훨씬 편리하게 느낍니다. 편리하게 느낀다는 것은 설계가 쉽고 연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결국, 컴퓨터는 인간이 시키는 걸 쉽고 빠르게 계산하기 위해 이진법을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디지털 세상을 구성하는 최초의 싹, 맹아(萌芽)이자 가장 근본은 이진수로 만든 정보의 최소 단위, 비트가 되었습니다. 컴퓨터를 비롯해 온갖 IT 기기가 넘쳐흐르는 요즘, 우리는 이진법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참고 문헌>
1) 컴퓨터 과학이 여는 세계. 이광근. 인사이트
2) 프로그래머, 수학으로 생각하라. 유키 히로시 저/안동현 역. 프리렉
3) 4차산업혁명시대의 정보통신 개론. 고응남. 한빛아카데미
4) 인공지능시대의 컴퓨터 개론. 김대수. 생능출판
5) 비트에서 인간으로. 존 실리 브라운, 폴 두기드 저/이진우 역/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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