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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는 마이크로 카피의 개념과 중요성, 그리고 토스의 사례를 통해 마이크로카피가 적용된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마이크로카피를 서비스 곳곳에 적용하고 있는 왓챠의 UX Writing 사례와 그들의 조직 문화는 어떻게 UX Writing에 영향을 주었을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왓챠의 주요 고객 타깃은 OTT 서비스에 익숙하고,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한 20-30대입니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2-30대가 서비스를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고객들은 더 ‘친절’하고 ‘아이덴티티’가 있는 서비스를 선호합니다. 이렇듯 ‘친절함’과 ‘아이덴티티’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타깃을 고려하여, 그들만의 언어를 UX에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이제 왓챠 서비스를 각 페이지별로 소개합니다. 왓챠는 어떤 톤 앤 매너로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 그들만의 UX Writing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왓챠에서는 마이페이지를 크게 4개의 탭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과거 전통적인 VOD 서비스나 UX Writing을 신경 쓰지 않은 서비스라면, 위에 표시한 문구들을 좀 더 딱딱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시청 내역’, ‘시청 중 콘텐츠’로 표시하는 부분을 왓챠에선 ‘이어보기'로 표현했습니다. ‘시청 내역’은 이미 시청을 완료한 것인지, 중간에 다시 이어봐야 하는 상황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유저가 콘텐츠를 볼 때의 행동을 고려해, ‘이어보기’라는 보다 자연스러운 문구를 사용한 것입니다.
왓챠의 ‘보고싶어요’는 보통 ‘찜한 콘텐츠’라고 표현하는 서비스들이 많은데요. 찜은 커머스에서 많이 쓰는 개념이라, OTT 서비스에 맞는 변형이 필요했습니다. 왓챠에서 정확히 그 부분을 고려해 UX Writing을 반영했습니다. ‘보고싶어요’는 말 그대로 유저들이 다음에 보고 싶어서 모아둔 콘텐츠입니다. 이 역시 서비스 안에서의 유저들의 행동을 고민한 흔적입니다.
왓챠의 ‘다 본 작품’은 유저들이 다 본 콘텐츠들을 의미합니다. 이 역시 보통은 ‘시청 내역’ 혹은 ‘완료 내역’으로 보여주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왓챠는 이를 직관적으로 표현해, 다른 해석의 여지없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왓챠의 UX Writing 특징을 보면, 일반적인 상황에서 통용될 수 있는 문구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영상 콘텐츠를 보는 유저들의 행동과 상황을 깊게 고민한 후, 왓챠 특유의 친근함과 위트 있는 문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탭에 가면 가장 먼저 ‘왓챠가 처음이신가요?’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카테고리를 처음 눌렀을 때 분류가 너무 많으면, 어떤 것부터 살펴봐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왓챠는 이런 막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상단에 UX Writing을 표현했습니다. 신규 유저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이번 주의 발견’이라는 추천 페이지를 연결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OTT 서비스를 사용해보았지만 신규 유저를 위해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고, 질문형 문구를 설정한 서비스는 처음이었습니다. 보통은 ‘신작’ 혹은 ‘최신 등록 콘텐츠’로 구성하는데, 왓챠는 신규 유저를 위해 친절한 UX를 설계해 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왓챠는 콘텐츠를 평가하는 화면에서 동기부여를 유발하는 UX Writing을 사용했습니다. 보통은 ‘평가하기’ 혹은 풀어서 ‘평가해주세요!’ 정도로 표현하는데, 왓챠는 평가하는 개수가 늘어날수록 다른 문장을 사용해 유저에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를 47개 정도 평가했을 때는 ‘기왕 이렇게 된 거 50개로 가보죠!’라는 문구로 50개를 채워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 그리고 50개를 평가했을 때는 ‘훌륭해요! 이 기세로 쭉쭉 밀고 나가봐요!’라는 문구가 노출되어, 유저의 행동에 맞춰 서비스가 반응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렇듯 같은 문구를 고정해서 보여주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는 UX Writing을 설계하면 유저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고싶어요’, ‘관심없어요’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을 UX Writing으로 적용해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UX Writing에 딱딱한 문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이질감을 감소시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UX Writing은 서비스 내 특정 기능을 설명하는 문구입니다. 그냥 ‘왓챠파티’라는 단어만 보면, 어떤 기능인지 헷갈릴 수 있는데요. 하단에 ‘혼자 보기 아쉬울 때, 같이 봐요 우리!’라고 표현해, 어떤 상황에서 쓰는 기능인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서비스 내 기능을 설명할 때, ‘왓챠파티로 여러 사용자가 함께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형식적인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왓챠는 기능 설명에서도 명확하지만 딱딱하지 않은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서비스 화면을 통해 왓챠의 UX Writing을 살펴보았는데요. 특유의 에너지와 친절함이 서비스 내에 잘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왓챠의 조직 문화는 어떨까요? 그들의 문화는 UX Writing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왓챠는 크게 다섯 가지 문화를 설정해두었습니다. 스타트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린(Lean)한 문화를 기본적으로 가져가며, 그중 왓챠만의 특징적인 문화도 눈에 띕니다. 어떤 문화가 왓챠의 특색 있는 UX Writing에 영향을 주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왓챠의 참여하고 영향을 끼치는 문화는 어느 소속인지, 어떤 직급인지에 상관없이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문화입니다. 이렇게 모든 구성원이 서비스와 사내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서비스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왓챠다운 UX Writing은 어떤 것인지 직접 유저의 입장이 되어 고민한 흔적들이 엿보입니다.
‘원래 다른 앱에선 이렇게 표현하는 데...’가 통하지 않는 문화, 바로 당연한 것을 의심하도록 장려하는 문화입니다. 사실 익숙한 것에 대해선 자신도 모르게 관습이 생깁니다. 다른 서비스들이 이런 용어를 쓰고 있으니, 우리 것에 적용해도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왓챠는 이런 관습을 경계하여, 다른 서비스들이 원래 쓰고 있는 것들을 그들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고려했습니다. 이런 점이 UX Writing에도 반영된 것입니다.
왓챠의 중요한 문화 중 하나는 바로 ‘위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위트를 통해 구성원들끼리 유대감을 만들고, 정서적으로 가까운 상태가 되는 것을 지향합니다. 이렇듯 정서적으로 활발하게 교류하는 문화는 왓챠 특유의 친절한 문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콘텐츠 평가를 작성하는 화면에서, 저런 위트 있는 문구들이 어떻게 나왔을지 흥미로웠던 부분인데요. 왓챠의 DNA 안에 ‘위트’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왓챠를 예시로 마이크로카피의 중요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왓챠는 무조건 친절하게 풀어쓴 UX Writing이 정답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브랜딩이 부합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B급 감성 가득한 배달의 민족 UX Writing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왓챠 홈페이지 ‘왓챠의 문화와 동료상 v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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