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을 하면 원하는 문장을
저장할 수 있어요!
다음
AWS 이용 중이라면 월 최대 15% 할인받으세요
우리는 앱이나 웹 등의 프로덕트를 기획하기 위해 항상 최선의 고객 경험(UX)에 대해 고민한다. 과연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데 있어 UX 방법론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또는 관련 인간공학, 산업디자인 관련 학위가 있어야만 할까? 당연히 그 대답은 ‘아니오’다.
회원가입을 하면 원하는 문장을
저장할 수 있어요!
다음
회원가입을 하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스크랩할 수 있어요!
확인
우리는 앱이나 웹 등의 프로덕트를 기획하기 위해 항상 최선의 고객 경험(UX)에 대해 고민한다. 과연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데 있어 UX 방법론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또는 관련 인간공학, 산업디자인 관련 학위가 있어야만 할까? 당연히 그 대답은 ‘아니오’다.
성공적인 프로덕트를 기획을 위해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직접 고객을 만나보는 것’이 항상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프로덕트 기획에 관여하는 사람 중 실제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경험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나는 이 현상이 기이하게 느껴진다. 고객을 잘 모르는 채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은 강아지를 위한 옷인지, 사람을 위한 옷인지 알지 못한 채 옷을 재단하고 있는 상황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잠재) 고객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현재의 시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그리는 미래와 고객의 니즈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면, 새로운 화면이나 기능을 개발하는 것을 잠시 멈추자. ‘실제’ 고객을 만나보아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어떤 고객을, 언제, 어떻게, 만나봐야 할까? 지금부터 프로덕트 기획을 위한 고객 인터뷰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우리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프로덕트 기획의 KEY를 발견해낼 것이다.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나, 기존 프로덕트에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프로덕트라면 반드시 거쳐야 될 관문이 있다. 업계의 얼리어답터(Early-Adopter) 고객을 우리의 인터뷰이(Interviewee, 인터뷰 대상자)로 삼는 것이다. 왜 얼리어답터 고객을 만나야 할까?
이 표는 특정 업계에서 새로운 트렌드나 프로덕트를 받아들이는 고객 분포도이다. 패션으로 예를 들어보자. 패션계의 이노베이터(Innovator)는 구찌, 프라다, 샤넬과 같은 매 시즌 런웨이를 선보이는 패션 브랜드다. A브랜드가 “이번 FW 시즌은 항공점퍼다.”라고 선언하면 런웨이 패션을 연구하는 패션계 얼리어답터(예를 들어 패션 업계 종사자, 스타일 리스트, 패션 인플루언서, 연예인)들이 항공점퍼 스타일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소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얼리어답터의 스타일은 방송, SNS, 연예인의 공항패션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대중인 머저리티(Majority)에게 전파된다. 머저리티들의 관심을 얻게 되면, 그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예를 들어 동대문, 온라인 마켓)으로부터 개량화, 대량화된 항공점퍼가 널리 소비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얼리어답터로부터 시작해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항공점퍼 스타일은 ‘유행'이 된다. 여기서 레거드는 항상 회색 티셔츠를 선호하는 메타(구.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고객이다. 그는 이번 FW 시즌에 어떤 스타일이 유행하던 관심이 없을 것이다. 즉 이미 유행이 한참 지난 후에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끝끝내 받아들이지 않는 고객군이다. 우리가 에너지를 쏟을 필요 없는 고객군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는 트렌드를 제시하는 업계의 이노베이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리어답터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만약 A브랜드(이노베이터)의 항공점퍼를 패션계 얼리어답터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대중에게 전파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프로덕트는 얼리어답터의 인정을 받고 나아가 그들을 감동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들은 어지간한 프로덕트에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만족한 프로덕트나 브랜드에는 무한한 충성심을 보인다. 만약 우리 프로덕트가 얼리어답터를 감동시켰다? 그렇다면 든든한 충성고객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얼리어답터를 충성고객으로 확보하면 프로덕트는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이것은 곧 비즈니스 지표(회원수, 재방문수, 매출 등)로 증명될 것이다.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얼마나 크게 성장할 수 있는가는 애플이 증명하고 있다. 아이폰을 사용했던 고객의 90% 이상이 새 모바일 기기로 다시 아이폰을 선택한다고 한다. 앱의 재방문율처럼 하드웨어 제품의 재구매율 역시 주요 고객 충성도 지표다. (2021년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 CIRP 보고서 출처)
얼리어답터를 먼저 만나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업계에서 고객이 느끼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며,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하우를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 고객이 처한 상황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 프로덕트 기획의 결정적인 힌트를 얻을 것이다. 따라서 얼리어답터는 프로덕트 기획에 있어 보다 정확한 방향을 가르쳐 주는 티칭 커스토머(Teaching-Customer)인 것이다.
자,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다. 우리 프로덕트의 충성고객이 되어줄 얼리어답터를 직접 만나보자.
얼리어답터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4가지다.
1) 기존 고객 내에서 찾아보는 것
2) 팀원이나 팀원의 지인을 수소문해보는 것
3)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찾아보는 것
4) 광고를 통해 모집하는 것
이 중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인터뷰를 요청해보는 것이다.
위 이미지는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의 카테고리 게시판이다. 하나의 웹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게시판이 운영되고 있다. 뽐뿌, 클리앙, 네이버 카페 등 우리의 (잠재) 고객의 활동무대를 직접 찾아가자. 본인의 노하우나 체험담을 공유하는 개인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블로그와 같은 SNS 채널을 찾아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즉 얼리어답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의 얼리어답터인 체리피커(신용카드 혜택을 최대로 뽑아먹는 사람)를 만나야 한다면, 뽐뿌의 재테크포럼이나 네이버 카페 스사사(스마트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같은 경제,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 방문하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 얼리어답터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닉네임이 반짝이고 화려한 사람, 운영진이 아닌 일반 사용자의 게시글이 공지사항으로 올라온 사람, 본인의 노하우나 좋은 정보를 정성스럽게 정리하여 연재하는 사람, 초보자의 글에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 등 본인의 지식과 의견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는 사람은 쉽게 눈에 보일 것이다. 그에게 접근해보자. 이메일, 방명록, 댓글, 쪽지 등 연락할 수 있는 모든 합법적인 수단으로 연락을 취해보자. 나의 경험상 20명 중 2명의 비율로 인터뷰를 승낙받곤 했다. 연락을 미처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인터뷰 일정에 맞게 여유를 두고 미리 연락하는 것이 좋다.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알게 된 사람보다, 이렇게 업계 유명인을 직접 만나는 것이 양질의 인터뷰이(얼리어답터)를 만나는데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들과의 만남은 우리 고객과 시장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기획하고 있는 프로덕트의 모습과 고객이 원하는 프로덕트의 모습은 차이가 크다는 걸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우리와 고객의 간극을 발견하면 순간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프로덕트가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니 좋은 시그널이다. 그 간극을 계속해서 좁혀나가야 한다.
고객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확인해볼 것은 3가지이다.
위 3가지는 프로덕트 기획을 위한 필수 항목으로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언급될 것이다. 3가지 항목 중 초기 프로덕트 기획을 위한 얼리어답터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2번이다. 우리는 2번에 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인터뷰이를 만나보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얼리어답터라면 현재 자신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노하우가 없다면? 그는 얼리어답터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드물게 업계 얼리어답터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람들을 아무리 만나보아도 모두 노하우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의 땅이거나 혹은 접근해서는 안될 죽음의 땅, 둘 중 하나를 뜻한다. 아직 그 누구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 되었든 초기 단계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업계 ‘노하우'가 있는 인터뷰이를 만나는 것에 집중하자.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인터뷰이가 업계의 오랜 고객으로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전화통화 또는 설문조사를 통해 미리 체크해보자.
조건에 부합하는 얼리어답터는 최소 5명을 만나보자. 다만 인터뷰이는 업계 노하우가 있는 얼리어답터라는 공통분모 내에서 나이, 성별, 직업은 모두 다른 프로필로 만나보아야 한다. 왜 그럴까?
얼리어답터는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고, 그 속에서 개인적인 불만과 나름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머저리티를 만나면 1시간도 걸리지 않을 인터뷰가 얼리어답터를 만나면 2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진다. 그렇게 5명을 각각 2시간씩 인터뷰를 하고 나면 총 10시간의 분량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10시간의 인터뷰 내용을 프로덕트에 모두 녹여야 할까? 그것은 불가능할뿐더러 그래서도 안된다.
우리는 얼리어답터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페인 포인트, 노하우, 잦은 생각과 행동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것이다. 서로 일면식도 없고 라이프스타일도 모두 다르지만, 업계에 대해서 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공통적으로 가지는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에 주목하자. 이것이 바로 시장과 고객을 대변하는 포인트다. 이것은 기획자와 내부의 확신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프로덕트 기획의 핵심이 되어줄 것이다.
지금까지 프로덕트 기획을 위해 고객을 만나야 하는 이유, 초기 단계의 프로덕트 기획 시 얼리어답터를 만나야 하는 이유와 그들을 만나는 방법, 그리고 인터뷰이 모집 시 주의사항까지 살펴보았다. 이 글을 통해 고객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여전히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자니 막막하고 두려운가? 다음 편에서는 초기 단계뿐만 아니라 운영 단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고객 인터뷰 5단계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짚어볼 것이다. 또한 프로덕트 기획을 위해 고객에게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터뷰 진행에 대한 여러 팁을 소개할 예정이다.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