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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청구 때문에 몇 차례 보험 앱들을 사용할 일이 생겼다. 쓰다 보니, 여러 보험사 앱들의 차이점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시간 될 때 글을 작성해야지, 하고 캡쳐와 메모만 남겨둔지 어연 몇 개월째.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우체국 보험 앱이 나의 귀차니즘을 앞서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 시도가 꽤 눈에 들어올 정도로 좋은 점들이 눈에 띄게 되어, 이번에는 그 귀찮음을 무릅쓰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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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청구 때문에 몇 차례 보험 앱들을 사용할 일이 생겼다. 쓰다 보니, 여러 보험사 앱들의 차이점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시간 될 때 글을 작성해야지, 하고 캡쳐와 메모만 남겨둔지 어연 몇 개월째.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우체국 보험 앱이 나의 귀차니즘을 앞서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 시도가 꽤 눈에 들어올 정도로 좋은 점들이 눈에 띄게 되어, 이번에는 그 귀찮음을 무릅쓰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보통 보험 웹사이트가 아닌 보험 앱을 다운받는 사용자는 신규 사용자보다는 이미 가입한 사용자일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앱은 웹사이트 대비 개인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한 앱은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앱이었는데, 두 앱의 첫 화면은 크게 달랐다.
KB손해보험은 기존 사용자를 중점에 두고 로그인 화면을 먼저 제공하고, 현대해상은 로그인 없이 메인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기존 우체국 보험 또한 현대해상과 동일한 구조였는데, 이러한 구조는 내가 가입한 상품을 조회하거나 청구하기 위해 [메인 → 로그인 → 메인 → 해당 메뉴]의 플로우를 거쳐야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우체국 앱의 가장 큰 변화로는 첫 접속 시 로그인 화면이 먼저 나온다는 점이다. 로그인을 필수로 해야 하는 KB손해보험과 다른 점이 있다면, 로그인을 선택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으로, 우측 상단의 닫기 버튼을 선택하면 로그인하지 않고도 메인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신규 사용자와 기존 사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메인 화면에서 또 하나 좋았던 점은 기존에 위를 크게 차지했던 배너 영역이 제거된 점이다. 상품 소개를 홍보처럼 보이던 부분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기존 사용자에게 더 필요한 계약 현황 및 청구 바로가기 버튼을 위로 끌어올려 접근성을 높였다. 신규 상품은 매거진처럼 훑어볼 수 있도록 그 하단에 위치시켜, 홍보의 의도를 줄이고 자연스러운 접근을 유도하고 있다.
새로운 보험 상품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신선했다. 메인 화면에서 주요 상품들을 안내하는 영역 하단에는 '나에게 꼭 맞는 보험찾기' 버튼을 제공하여,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보험의 카테고리, 성별,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추천 보험들이 챗봇 형태로 안내가 된다. 예상 납입료를 안내해주고 상세 안내로 진입하는 형태 또한 하단 bottom sheet로 제공하여 다른 상품으로 언제든지 쉽게 이동하여 비교할 수 있게 제공한다.
반대로, KB손해보험이나 현대해상은 보험명을 클릭하면 해당 상품의 상세 모바일 웹으로 이동이 되어버린다. 모바일 웹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는 업데이트가 편리하지만, 다른 상품과의 비교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차이점을 보자면, 우체국보험은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제공하고 있다면,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제공자 입장에서 더 편리한 방안을 선택했다.
이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개선점을 제안하자면, 쇼핑몰 앱처럼 해당 상품의 상세 안내에서 유사한 다른 상품을 제공하던지, 상품을 확인하기 전에 미리 원하는 혜택이나 조건을 선택하여 선택의 폭을 좁혀줄 수 있다면 사용자 입장에선 좀 더 유용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보험 앱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보험 청구 이전’에 비해 '보험 청구 이후'에 대한 아쉬운 플로우 및 안내였다. 신규 상품을 둘러보고, 가입하고, 청구하는 부분까지는 어떻게든 제공을 잘하고 있었지만, 보험을 청구하고 난 이후부터는 흐름이 뚝 끊기는 느낌이었다. 물론 전화나 톡 등으로 진행 안내가 별도로 오긴 하지만, 앱에서는 이에 대한 진행사항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는 개선 이전의 우체국 보험 앱을 포함한 모든 앱이 동일했다. 햄버거 메뉴를 통해 청구 진행사항 관련 메뉴를 찾아 진입을 해야만 진행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우체국보험은 사용 흐름을 제대로 간파하여 개편을 했다. 로그인 후 만난 메인 화면에서 사용자는 청구 건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꺼내 보여주는 형태는 보험 서비스와 개인 맞춤형인 모바일 앱의 특성을 잘 결합한 케이스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부분들도 남아 있었다. 우선 우체국 앱에서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신청 절차가기존과 동일한 UI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체국 보험 앱은 상단에 전체 단계가 표시되고 있는데, 이는 입력해야 할 정보에 대한 압박을 크게 만든다. (무려 총 8단계다!) 모바일에서 사용자는 대부분 간단한 프로세스를 원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공은 오히려 입력을 포기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프로세스가 긴 경우, 선택한 값에 따라 다음으로 입력해야 할 정보를 미리 보여주지 않고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방안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가 미리 느낄 수 있는 입력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추가로,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신규인지 기존 신청 건에 대한 추가 신청인지 분기하여 선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우체국 보험은 그러한 플로우를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청구 이후 보험사와의 별도 통화를 통해 조정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불편이 발생한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흐름들을 잘 파악해서 개선이 더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우체국 보험 앱의 변화가 즐거운 이유는 기존 보험사에 갖고 있던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번 개편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이전의 앱이 제공자 입장이 주였다면, 이번 개편은 사용자 입장을 더 고려하고 배려한 앱으로 다가왔기에 더욱 반가웠다. 사실, 앱 로그인을 시도하면서 몇 번의 오류가 발생했었고 사용하면서 미미한 오류들도 발견했다. 그럼에도 별다른 짜증 없이 앱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만든 힘은, 이러한 즐거움으로 인해 쌓인 좋은 인상 때문이었다. 사용자 경험이란 얼마나 무서운 힘을 지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