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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속 4989’ ①중고거래 편: 당근마켓, 번개장터, 크림

디지털 플랫폼
출처: unsplash

 

사진 속 ‘9와 4분의 3 승강장’은 마법세계로 가기 위해 해리포터와 친구들이 호그와트행 기차를 타는 곳입니다. 주문을 외우면 즉석에서 음식이 요리되고, 멋진 건물이 세워지는 마법세계로 가는 관문이죠. 그에 비해 느리고 지루하기만 한 머글(인간)의 세계에도 주문을 넣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우리는 이미 있는 것을 소비하기도 하지만, 직접 물건을 유통하는데 참여하거나 심지어 생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다수가 연결되는 플랫폼을 ‘양면 시장’이라 부릅니다. 만약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물건이 없거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마법처럼 신속하고 정확한’ 거래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결국 효율적인 시장이 되려면 플랫폼은 양쪽을 모두 만족시켜야만 합니다. 플랫폼 속 4989 시리즈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플랫폼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오늘은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크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급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

2020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규모는 2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8월엔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1789억 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유치를 마무리하며, 국내 16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되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의 눈부신 성장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불황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국가 간 교역이나 이동이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되면서 수출과 내수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절약을 실천하고, 절제하는 소비 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불황형 소비로만 중고거래 시장의 역성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보지 않는 위인전을 가까운 이웃에게 공짜로 나눠주거나, 책방에 헐값으로 넘기던 때와는 다릅니다.

 

그 예시로 요즘 “당근이세요?”라는 말이 인기입니다. 당근마켓으로 거래하러 온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는 말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도 등장했습니다. SNS에는 새로운 취미에 도전한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한 용품을 인증하는 글이 올라옵니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절약 그 이상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용자를 사로잡는 플랫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번개장터, 크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많은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인 플랫폼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어디일까요? 핫한 중고거래 시장에서 차별화된 ‘사고팔고’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살펴보겠습니다.

 

1) 당근마켓

첫 번째로 소개할 당근마켓은 앞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올해 8월 시리즈 D 투자유치를 마무리한 업계 독보적 1위 기업입니다. 2015년 7월 설립 이후(당시는 ‘판교장터’, 10월부터 ‘당근마켓’으로 사명 변경), 7년 만에 기업가치 3조 원 이상을 평가받았으며, 2021년 8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611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다음은 니즈 해결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당근마켓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빠진 J씨를 어떻게 만족시켰을까요? 대학생 J씨는 평소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맛집이나 취미를 접합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이패드 프로로 드로잉 하는 영상에 푹 빠졌습니다. 평소 그림 그리기엔 자신이 없지만, 아이패드로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아이패드 프로’를 검색해보니, 3세대, 4세대 중고 매물이 꽤 나옵니다. 저렴한 것은 좋은데 거래 당일 받는 상품이 사진과 다르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최악의 경우 사기를 당하면 수리 비용이 추가로 들거나, 다시 검색하고 구매하는 데 비용과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적당한 가격에 정상적인 아이패드를 구해, 드로잉에 도전할 수 있을까?”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당근마켓은 이러한 J씨의 고민을 서비스 경험 여정(User Journey)에서 해결해줍니다. 첫째, 판매자의 누적된 평가, 숫자로 된 ‘매너온도’를 판매 글과 함께 보여줍니다. ‘매너온도’를 높이려면 실제 거래하는 상대로부터 거래 후기나 매너 칭찬을 꾸준히 좋게 받아야 합니다. 

 

둘째, 단일 ‘매너온도’의 근거가 되는 동네 인증을 완료한 실제 구매자들이 쓴 후기입니다. 사진과 실물이 일치하는지, 안전하고 투명하게 거래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J 씨가 거래에 불만족한다면 판매자의 ‘매너온도’와 ‘받은 매너 평가’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번 J씨와의 거래도 정직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번개장터

두 번째로 소개할 번개장터는 2020년 4월, 5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를 투자 유치했으며, 올해 8월엔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30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번개장터는 2011년 국내 최초의 ‘모바일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2021년 7월 기준 MAU는 340만 명이며 그중 40%가 25세 미만으로 MZ세대가 애용하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음은 번개장터의 니즈 해결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번개장터는 이사 준비로 바쁜 Y씨를 어떻게 만족시켰을까요? 올해 초 결혼한 Y씨는 이사를 준비하며 안 쓰는 가구를 빠른 시일 내에 처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역 카페, 아파트 게시판,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 올렸지만 여기저기 글 쓰느라 진이 빠지고, 구매할 생각도 없으면서 흥정하려는 문의로 피곤합니다. 더 늦어지면 수납장이 제값을 못 받을 것 같고, 이사 준비로 바빠 구매자와 협의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어떻게 하면 거의 안 쓴 수납장을 적당한 가격에 빨리 처분하여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까?”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번개장터 역시 Y씨의 고민을 서비스 경험 여정(User Journey)에서 해결해줍니다. 첫째, 번개장터 플랫폼뿐만 아니라 다른 스토어에서 판매자들이 해당 상품을 얼마에 팔고 있는지, ‘네이버 시세검색’을 통해 쉽게 조회할 수 있습니다.

 

둘째, 판매 글의 ‘빨리팔기’ 버튼을 누르면 클릭 만으로 추가 판매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UP하기’로 상단에 다시 노출시킬 수도 있고, 상품을 ‘찜’한 사람에게 톡을 걸어 가격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판매자센터에선 어떻게 ‘빨리팔기’에 성공했는지 실제 성공사례를 보고 참고할 수 있습니다.

 

 

3) 크림

마지막으로 소개할 크림은 올해 10월 시리즈 B 투자유치를 1000억 원 규모로 마무리한 곳으로 한정판 리셀(되팔기) 플랫폼입니다. 앞서 소개한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에서도 한정판 굿즈나 의류 잡화를 리셀하는 경우가 있지만, 크림은 그중에서도 스니커즈 리셀 기준 점유율 1위입니다. 작년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분사한 네이버 손자회사로 2021년 9월 기준 MAU가 54만 명을 넘었습니다.

 

다음은 크림의 니즈 해결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크림은 리미티드 신발을 사랑하는 P씨를 어떻게 만족시켰을까요? 3년차 직장인 P씨는 대학생때부터 리미티드 에디션 신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다양한 패션브랜드와 제휴한 신발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마음에 드는 신발을 찾을 수 있는 정보도 부족합니다. 좋은 에디션의 신발을 찾아도 사진에 보이는 부분 외에 다른 곳도 청결한지, 사이즈는 정확한지 등을 알 수 없어 쉽게 구매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내가 좋아하는 신발도 경험하고, 제때에 팔아 이익도 실현할 수 있을까?”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

 

크림도 P씨의 고민을 서비스 경험 여정(User Journey)에서 해결해줍니다. 첫째, 사고 되팔려는 상품에 가격 말고 ‘검수 점수’를 함께 표시합니다. 95점 구매가인 Nike Dunk를 클릭하면, 크림 측에서 신발 외관과 포장까지도 검수해준 실제 사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크림은 해당 상품의 일일 시세를 주식 거래처럼 투명하게 보여줍니다. 판매 입찰가와 구매 입찰가, 그리고 실제로 얼마에 거래되었는지 가격 추세선으로 표시합니다. 이 정보를 통해 신발을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기’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필자 본인 또는 지인이 경험한 사례를 각색하여, 각 플랫폼이 어떻게 사용자의 서비스 경험 여정 속 고민을 해결해주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세 플랫폼 모두 판매 또는 구매 행동을 하기 전, 여러 대안을 비교하고 탐색하는 2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당근마켓은 판매가뿐만 아니라 그 상품의 상태, 파는 사람에 대한 누적된 평가와 후기를 대안 탐색 단계에서 제공했습니다. 크림은 자체적으로 검수를 한 후에 상품 점수를 공개했습니다. 번개장터의 경우, 시장 반응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여러 경쟁업자의 시세를 알려줍니다. 크림도 일일 판매 입찰과 체결 가격을 연속적인 추세선으로 공유합니다. 또한 번개장터는 관심을 보인 사람에게 먼저 가격을 제안할 수 있고, 판매글을 수정하거나 상단에 노출하는 방안을 함께 제공합니다.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와 파급력은?

플랫폼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면시장, 즉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양쪽 모두 늘어나야 합니다.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파는 사람은 한 번만 글을 올려도 여러 잠재 구매자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파는 사람이 많아지면 구매자는 저렴한 상품과 매너 좋은 판매자를 고를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이처럼 판매 거래 경험이 쌓이고, 구매자로부터 ‘좋아요’ 또는 ‘팔로워’수가 늘어나면 네트워크 효과는 더 극대화됩니다. 이렇게 쌓인 ‘좋아요 ’수나 ‘팔로우’ 수는 플랫폼 내 사회적 자본입니다. 앞으로 적은 광고비 등 경제적 비용을 아껴도 팔로잉 중인 수많은 구매자가 보게 되고, 거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판매자의 사회적 자본과 평가가 누적되면 구매자에게도 이롭습니다. 이제 매너도 좋고 거래 배지도 많은 우수 판매자 중에서 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언제든지 구매자도 판매자가 될 수 있기에 플랫폼 내 양질의 거래 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이득이 됩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끼리, 파는 사람끼리, 그리고 서로 교차하면서 플랫폼은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성장하고 확대됩니다. 여기에 당근마켓은 꼭 상품이 아니더라도 ‘분실물 찾기’, ‘동네 맛집’, ‘긴급 상황 공유’ 등 동네 기반 커뮤니티의 꿀팁은 물론 나아가 공동체 의식까지 이뤄지는 새로운 차원의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중고거래 플랫폼의 새로운 차원, 넥스트 레벨은 과연 무엇이 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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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니박

5년째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서, 고객의 여행(User Journey)을 즐겁게 만들고 있는 Journey Par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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