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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시선으로 본 2021 애플 행사

2021 애플 이벤트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9월 14일,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 13이 최초 공개되었습니다. 애플은 매년 9월마다 자사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한국 시간 새벽 2시에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늘 그렇듯, 애플의 신제품 공개는 많은 이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캘리포니아 스트리밍(California Streaming)이라는 주제에 맞게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이미 행사 진행 전 배포된 스페셜 이벤트 초대장부터 큰 화제가 됐었죠.

 

2021 애플 이벤트

올해 애플은 AR 초대장으로 고객들을 유혹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아이폰 유저만 확인 가능한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 AR 초대장에서, 애플이 암시했던 것은 무엇일까?

 

애플은 그간 새로운 제품을 보일 때마다 초대장에 이스터 에그(Easter Egg)를 숨겨놓는 방식으로 많은 고객들의 기대감을 자아냈습니다. 이번 <캘리포니아 스트리밍>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스페셜 이벤트 초대장의 애플 로고를 터치하면 사용자의 화면이 증강현실 화면으로 바뀌고, 애플 로고가 움직이며 행사 날짜인 9.14라는 숫자를 확인할 수 있는 신기한 초대장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스터 에그는 iOS의 사용자들만 확인할 수 있었기에 더욱 희소성이 있었죠.

 

2021 애플 이벤트

AR과 이스터 에그의 조합은 애플 행사의 기대감을 높였다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이는 아이폰 12 언팩 행사, 그리고 지난 9월에 있었던 아이패드 8세대 공개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활용되었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왜 언팩 행사 때마다 이와 같은 이스터에그를 활용해 자사의 이벤트를 홍보하는 걸까요? 아무래도 그 답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2021 애플 이벤트

“우리 집 안방에 애플 초대장이 뜨다니!”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이젠 이스터에그도 하나의 마케팅 방식이라 보입니다. 애플이나 삼성과 같이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요. 숨겨진 메시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일으키고, 이것을 발견했을 때 시각적인 자극을 자아내기 마련입니다. 같은 뜻의 메시지라도 더 재미있고 획기적인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만큼 사람들의 뇌리 속에도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자연스레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기민하게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는 만큼, 재미있는 콘텐츠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입에서 입으로(SNS에서 SNS로) 더 잘 전달될 수밖에 없겠죠. 이러한 바이럴은 고객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방식일 겁니다.

 

1)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을 만큼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2) 최대한 많은 신규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해야 한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보면 이는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에도 적합한 마케팅 방식일 겁니다.

 

2021 애플 이벤트

새롭게 선보인 아이폰13 (출처 : 구글이미지 검색)


전작보다 좋아진 성능, 혁신은 없었을까?

 

이번 언팩 행사에서는 크게 신형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애플워치 7 그리고 아이폰 13 라인업이 공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스트리밍 이벤트를 보면서 삼성과 애플의 '하드웨어 전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개된 애플의 디바이스 라인을 놓고 보자면,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전작보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좋아졌습니다. 카메라 성능이 개선되었고, 디스플레이는 더 커졌으며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어났습니다. 드라마틱한 변화라 보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인 성능 개선이 이루어진 셈인데요. 역시나 애플의 언팩 행사가 끝나면 늘 나오는 기사 헤드라인처럼 '혁신은 없었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근래 삼성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인 'Z플립3'을 출시하며 애플과의 빅매치를 예고했습니다. 출시 시기가 비슷하다 보니 고객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플립3는 최근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증설할 정도로, 폴더블 스마트폰 중에서는 역대급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데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접힌다'라는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2021 애플 이벤트

애플의 감성은 여전했지만, 혁신은 글쎄…(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반면 아이폰13은 어떨까요? 키노트 내내 강조된 건 '경쟁사보다 ??% 뛰어난 성능'이었습니다. A15 칩의 우수성과 대폭 개선된 카메라 시스템 그리고 전작 대비 약간 줄어든 노치는 오랜 시간 스티브 잡스 급 '혁신'을 기다려온 고객들의 원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1TB 스토리지의 디바이스인 프로 라인을 공개하며, 스펙 강화의 끝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한 듯싶습니다. 덕분에 64GB 단종의 시대가 왔는데요. 물론, 일부에서는 ‘오버 스펙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환경적으로 보았을 때 자연스러운 변화의 흐름으로 보입니다.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저장 공간 역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자체 카메라 기능을 제외하더라도 전체적인 스마트폰 사용 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혁신이라 볼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2021 애플 이벤트

혁신 대신 스펙 끝판왕을 보여준 애플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애플 구독 서비스의 확장, 그래서 한국 서비스는 언제?

 

애플 고객이 애플 고객일 수밖에 없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호환성입니다. 아직 한국에 출시된 기능은 아니지만, 애플워치7 공개 시점에 맞춰 피트니스+ 서비스를 확장한 것은 좋은 전략이라 보이네요. 애플은 <캘리포니아 스트리밍> 키노트에서 ‘피트니스+를 15개 국가로 추가 확장하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는 최대 32명까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그룹 운동 기능도 제공될 뿐만 아니라, 가이디드 명상 프로그램과 필라테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

 

2021 애플 이벤트

피트니스+ 서비스 강화로 새로운 마케팅 시장을 찾다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애플워치7에 신규 탑재될 심호흡(mindfulness) 앱에서는 유명 명상 전문가가 제공하는 명상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무척 탐이 나는 기능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유명 셀럽들이 나와서 운동을 가르쳐주면 없던 동기도 생길 것 같거든요.

 

애플은 작년 '애플원' 출시 이후, 자체 구독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구독 생태계 구축은 결과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인데다, 결과적으로 이탈 가능성이 있는 충성 고객들을 락인(Lock-in) 시킬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 생각됩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의 고성능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고객의 제품 교체 주기는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수익 모델을 찾아 나서야 하는데, 자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적합한 통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구독형 서비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플tv나 피트니스+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유저 데이터를 통해 더 의미 있는 실험을 가능케 하는 것은 당연한 베네핏일 테고요. 특히나 전 세계인들이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현재의 구독 경제 시장에서 자체 콘텐츠 서비스가 보유한 파이를 늘려나가기에도 적당한 환경이나 시기도 없을 테지요. 한국에도 피트니스+ 서비스가 제공되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아직까지는 정식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요.) 


혁신은 사라졌는가?

 

고객들은 애플을 말할 때면 언제나 '혁신'이라는 단어부터 떠올립니다. “혁신이 사라졌다”, “애플은 감성으로 먹고산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많지만, 기획자 입장에서는 그저 혁신의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라는 감상입니다. 꼭 반으로 접히거나 돌돌 말아 쓰는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사용자 생태계를 현시점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구축해나가고, 그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갖춘다면 이것 역시도 한 방면의 고객 경험 혁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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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형식에 관계없이 겪은 것들을 보고, 쓰고, 나눕니다.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고민하는 프로덕트 매니저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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