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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새로운 빙은 구글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빙의 온보딩 과정을 분석해 봤다.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12번의 고민과 클릭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시작부터 허들이 지나치게 높으면 신규 사용자들의 유입이 어려울 것이다. 빙이 구글을 대체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는 ‘빙 AI는 혁명 그 자체다.’, ‘빙 AI에 비하면 ChatGPT는 애들 장난이다.’ 등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따라서 온보딩 과정은 아쉬웠지만,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면, 구글 대신 빙을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빙이 구글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빙 AI의 검색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고 그 경험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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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g AI의 UX분석하기: 유저 습관 만드는 '훅'모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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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Bing) 온보딩의 높은 허들

한 달 전, ‘새로운 빙은 구글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빙의 온보딩 과정을 분석해 봤다.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12번의 고민과 클릭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시작부터 허들이 지나치게 높으면 신규 사용자들의 유입이 어려울 것이다. 빙이 구글을 대체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는 ‘빙 AI는 혁명 그 자체다.’, ‘빙 AI에 비하면 ChatGPT는 애들 장난이다.’ 등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따라서 온보딩 과정은 아쉬웠지만,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면, 구글 대신 빙을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빙이 구글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빙 AI의 검색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고 그 경험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온보딩(On-Boarding) 과정이란, 사용자와 서비스가 처음 만나는 접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그에 대한 첫인상이 결정되는 지점이다.

 

빙 AI를 통한 여행 코스 검색 경험

Figure 1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1) 첫 화면

빙 AI를 사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다운로드 받았던 엣지(Microsoft Edge)에 접속했다. 하지만 첫 화면 어디에서도 빙 AI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Figure 2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2) 빙 AI 화면 

검색창에 빙 AI를 입력한 후 결과 창을 보니, 상단 메뉴에 ‘CHAT’버튼이 보인다. 버튼을 클릭하니, 익숙한 채팅 창이 나온다.

 

Figure 3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3) 여행 코스 검색: 1단계 

어떤 걸 검색해 볼까 생각하다가 재충전을 하기 위한 여행 코스 추천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요가, 명상, 그림, 요리 수업을 추천해 줬다. 그래서 어떤 그림 수업이 있냐고 물어보니, 유화, 수채화, 아크릴 등 그림 종류를 말해준다.

 

Figure 4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4) 여행 코스 검색: 2단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그림 수업을 하나하나 다 검토해 볼 수는 없어서 이번에는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에 있는, 재충전에 좋은 장소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봤다. 그랬더니 남산과 서울숲, 한강, 북한산 국립공원을 추천해 준다. 다른 건 더 없냐고 물으니 경복궁, 명동, 동대문 시장을 이야기한다. 머릿속에 그리던 평화로운 장소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일단 더 많은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니까 경복궁이 지어진 연도와 역사, 남산 타워의 위치, 명동과 동대문 시장이 쇼핑 거리라는 설명을 추가로 해준다. 역시나 원하던 정보는 아니다.

 

Figure 5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5) 여행 코스 검색: 3단계

이번에는 사진을 보여 달라고 해봤다. 여기서 혼란을 겪는 빙 AI가 나온다.

 

  • 빙 AI의 첫 번째 대답 : 미안해. 난 텍스트 기반 에이전트(agent)라서 이미지는 못 줘. 구글 이미지나 다른 검색 엔진에서 찾아봐.
  • 빙 AI의 두 번째 대답 : 잠깐만, 여기 있어! 혼란을 줘서 미안해. 한번 봐 봐.

 

처음에는 빙도 아니고 경쟁사인 구글이나 다른 검색엔진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보라고 하기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러한 마음을 읽은 건지, 급하게 ‘잠깐만’이라고 외치며 사진을 찾아줬다. 살펴보니, 제목과 설명이 적혀 있지 않아서 어디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더보기를 누르니 제목이 나오는 빙의 이미지 메뉴로 자동 연결되었다. 그럼에도 재충전 여행 코스에 대한 정보를 얻기엔 힘든, 서울 명소 사진 모음집과 같은 느낌의 화면이었다.

 

Figure 6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Figure 7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6) 다른 검색 엔진의 검색 결과

요청한 검색어가 조금 어려웠나 싶어서 구글과 네이버에 각각 ‘서울 여행 코스’와 ‘서울 리프레쉬 코스’를 검색해 봤다. 다른 검색 엔진의 검색 결과를 보니, 검색어가 어려운 탓은 아닌 듯했다. 다른 검색 엔진에서는 관련된 여행 코스 콘텐츠와 함께 장소 사진과 사진에 대한 설명, 후기까지 잘 정리된 걸 볼 수 있었다. 

 

Figure 8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작가 캡처>

 

여행 코스 검색 외에도 상품, 정보 등을 검색해 보며 느꼈던 아쉬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엣지(Microsoft Edge)를 다운로드했음에도 첫 화면에서 곧바로 빙 AI 채팅창으로 들어갈 수 없다.

둘째, 이미지가 필요한 검색(여행, 쇼핑 등)을 할 때, 이미지와 그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

셋째, 정보를 검색할 때, 정돈되지 않은 줄글로 결과를 보여줘서 출처와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

 

여기까지 총체적인 빙 AI의 사용 경험을 훅 모델(Hook Model)에 따라서 정리해 봤다.

 

 

훅 모델(Hook Model)에 따라 Bing AI 사용 경험 분석

Figure 9 The Hook Model <출처: 책 <Hooked: How to Build Habit-Forming Products>>

 

훅 모델은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를 사용자의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만드는 4단계(계기-행동-보상-투자) 전략이다. 검색이 필요할 때 습관처럼 들어가는 구글 크롬이나 네이버, 심심할 때 찾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돈을 송금하기 위해 사용하는 토스나 카카오뱅크 등의 서비스들은 모두 훅 전략을 잘 사용하여 사용자의 생활 습관에 자리 잡고 있는 예시들이다. 빙 AI 또한 검색 엔진으로써 사용자의 습관이 되려면, 훅 전략이 잘 적용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계기(Trigger)

계기(Trigger)는 훅 모델의 첫 단계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기로 마음먹게 만드는 요소다. 여기엔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와 같은 내부 계기와 이메일 뉴스레터와 같은 외부 계기 2가지가 있을 수 있다. 빙 AI의 경우, 여러 인터넷 기사들에서 ‘프로메테우스 모델 기반 검색 엔진’이 나왔다고 이야기했고 거기서 호기심을 느꼈기 때문에 외부 계기에 해당한다.

 

2) 행동(Action)

호기심을 계기로 빙 AI를 사용해 보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다음에는 유용한 검색 경험이라는 보상을 기대하며 마이크로소프트에 로그인을 하고, 엣지(Microsoft Edge)를 다운로드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행동이다.

 

배가 고프면(계기) 음식을 먹듯(행동), 계기는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는 포그(Fogg)의 행동 모델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Figure 10  <출처: 디뱌 레이(Divya Ray)의 미디엄 “Fogg’s behaviour Model - framework for behaviour change”>

 

  • 포그의 행동 모델 : 행동 = 동기 X 수행능력 X 계기

동기나 계기가 충분하지 않거나, 요구하는 행동이 너무 어려우면 사용자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빙 AI의 경우, 호기심이라는 가벼운 계기만 갖고 있는 사용자에게 ‘2번의 로그인’과 ‘엣지 다운로드’를 요구했기 때문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럼에도 ‘유용한 검색 기능’이라는 보상에 대한 기대가 큰 사용자라면 이 허들을 넘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3) 보상(Reward)

특정 보상을 기대하고 행동을 한 사용자에게는 그에 맞는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빙 AI를 사용함으로써 ‘유용하고 편리한 검색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큰 허들을 2개나 넘은 사용자에게는 빠르게 AI의 효과적인 검색 기능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로그인을 한 번 했음에도 재차 로그인을 요구한다거나, 엣지의 첫 화면에서 Bing AI 기능을 숨겨 놓는 것은 사용자로부터 보상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디자인이다. 특히, 엣지를 다운로드하게끔 만들어놓은 절차는 사용자의 기대나 동기보다는 회사 자체의 필요를 더욱 우선시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그림으로 보면 쉽다.

 

Figure 11 <출처: 새뮤얼 휼릭(Samuel Hulick)의 미디엄 “Product People, Mind the Gap!>

 

로그인과 엣지 다운로드, 엣지의 첫 화면에서 Bing AI를 찾아야 하는 행동 모두 사용자가 목표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탈해 버리는 요소들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사용자 격차(Mind the Gap)라고 한다.

 

Figure 12 <출처: 새뮤얼 휼릭(Samuel Hulick)의 미디엄 “Product People, Mind the Gap!>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일수록 기업에서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빙 AI의 경우 로그인이나 엣지 다운로드 없이도 사용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목표 달성까지의 격차가 좀 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빙 AI 메뉴를 찾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또 다른 격차로 인해 사용자는 이탈할 수 있다.

 

유용한 검색 경험이라는 보상과의 격차를 줄였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빙 AI의 검색 경험 자체에서 유용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검색 의도와 일치하지 않은 정보, 정돈되지 않은 결과와 이미지의 부재 등이 이유였다. 재미 삼아 한 번쯤 해볼 수는 있겠지만, 일상생활에서 검색이 필요할 땐, 여전히 일반적인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게 더 편리하다고 느껴졌다.

 

4) 투자(Investments)

보상 단계에서 서비스가 충분히 만족을 줬다면, 사용자는 이제 본인의 시간과 노력, 자본을 투자하려고 한다. 만약, 빙 AI가 로그인, 다운로드, 기능 찾기 등의 격차를 해결하고 곧바로 유용한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 사용자는 엣지를 다운로드하거나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해두는 등의 투자를 할 수 있다. 미리 로그인을 해두거나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원 가입을 하는 행동도 투자에 포함된다.

 

추후에 빙 AI의 유료 구독 서비스가 나온다면 자본을 투자하여 사용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추천을 하는 등의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빙 AI의 검색 기능이 유용하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2, 3단계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4단계까지 올 사용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마치며

온보딩 단계의 높은 허들을 넘어서 행동을 취했지만 충분한 보상은 없었다. 그래서 그다음에 계속 사용을 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투자 단계로는 갈 수 없었다. 결국, 빙 AI의 온보딩 과정과 검색 사용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빙이 구글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기대를 많이 했던 사용자로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개선될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 또한, 구글에서도 바드(Bard)라는 AI 검색 챗봇을 출시하면서 빙과 구글의 경쟁 구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논

교정·교열 하은선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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