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전문가가 밝히는: ① 요구사항 정의서 작성법 A to Z
국내 유명 IT 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자랑합니다. 이들은 기업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요즘IT는 각 기업의 특색 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걸까요?
이번 글은 국내 IT 아웃소싱 1위 플랫폼 '위시켓'이 소개하는 아웃소싱 가이드북 시리즈입니다. 위시켓 전문가가 4만 건 이상의 경험을 토대로 아웃소싱에 관해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앱 개발을 의뢰하려고 하는데 어떤 문서를 준비해야 할까요?”
“요구사항 정의서를 작성하는 게 꼭 필요한가요? 아니면 개발자들이 알아서 써주나요?”
“요구사항 정의서를 작성 중인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사업 아이디어를 실현할 방법으로 아웃소싱을 고려 중이신 분들께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때 아웃소싱 의뢰할 개발 회사를 찾아보기 전에 꼭 하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요구사항을 정의해보는 것이죠.
막상 포털에 ‘요구사항 정의하는 방법’을 검색해 보면 어려운 용어들은 물론, 어디서부터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는 문서 양식 때문에 막막해지기 마련입니다. 걱정이 많은 분들을 위해 이번 글에서는 아웃소싱을 처음 의뢰하는 비전문가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구사항 정의서 작성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특히 직접 활용해 볼 수 있는 요구사항 정의서 템플릿도 첨부했으니, 가이드를 보고 여러분의 프로젝트에 적용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1. 요구사항 정의? 그게 무엇인가요?
많은 자료 조사 끝에 사업 아이디어를 정리한 여러분은 이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팀원을 구성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 프로젝트를 외부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개발 업무를 위탁할 회사를 찾기로 했습니다.
이 일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개발 회사가 여러분이 원하는 결과물을 정해진 기한 내에 완성해서 전달해주는 겁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여러분이 원하는 결과물’입니다. 개발 회사는 당연히 여러분이 원하는 개발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어떤 형태인지, 무엇으로 개발해야 하는지, 웹인지 모바일인지 등 어떤 결과물을 얻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아웃소싱 업계에서는 이걸 ‘요구사항을 정의한다’라고 표현하고, 이를 정리한 문서가 ‘요구사항 정의서’입니다.
2. 요구사항 정의, 그거 중요해요? 왜 해야 하나요?
1) 요구사항이 명확해야 현실적인 개발 견적을 알 수 있습니다.
웹 사이트, 모바일 앱 같은 소프트웨어는 의뢰자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 회사가 맞춤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완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란 거죠. 요구사항이 곧 개발 회사의 작업 범위입니다. 작업 범위가 명확해야 개발 회사에서 일정이 얼마나 필요하고 비용이 어느 정도 나올지 산정할 수 있습니다.
위시켓 고객센터를 보면 “ㅇㅇ 같은 앱을 만들고 싶은데 비용이 어느 정도 들까요?”라고 문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ㅇㅇ 같은 앱’은 명확한 요구사항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그 앱에는 여러분이 알고 있는 기능보다 더 많은 것이 담겨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생각한 개발 범위와 개발 회사에서 이해한 범위가 다를 확률이 매우 높은 셈이죠. 따라서 이번 개발 프로젝트의 범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설명해야 유의미한 견적을 낼 수 있습니다.
2) 프로젝트 분쟁 확률을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요구사항을 정의하는 건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어 구체화하는 과정입니다. 이 작업을 사전에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진행 도중에 방향이 흔들릴 확률이 높습니다. 프로젝트 초반에 고려되지 않았던 기능이나 케이스를 후반부에 발견하게 될 수도 있는 거죠.
이런 상황이 생기면 개발 회사와의 분쟁이 자주 발생합니다. 간단한 수정 사항이면 분쟁 없이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큰 틀을 바꿔야 하는 정도라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거나 결과물을 아예 못 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소중한 시간과 돈을 잃지 않으려면, 요구사항 정의서를 통해 필수적인 것을 미리 정의해야 합니다.
3) 프로젝트에 딱 맞는 개발 회사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개발 회사를 구할 때 어떤 기준을 두고 찾게 될까요? 가장 중요한 건 여러분이 원하는 서비스와 유사한 걸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관련 도메인 지식이 많거나 핵심 기능을 구현해본 경험이 있는 개발 회사를 만나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당연히 여러분이 원하는 바가 명확할수록 잘 맞는 개발자를 빠르게 찾기가 쉬워지겠죠? 모든 걸 다 잘하는 슈퍼 개발 회사는 매우 드뭅니다. 요구사항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개발 회사가 가진 강점이 여러분의 프로젝트와 맞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3. 요구사항 정의한 건 언제, 어떻게 쓰이나요?
1) 개발 회사에 견적을 요청할 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요구사항이 명확해야 유의미한 견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발 회사에 잘 정리한 요구사항 정의서를 공유해주면, 예상 금액과 일정이 잘 정리된 견적서를 전달해줄 겁니다. 물론 각 회사마다 제공하는 견적이 다를 수 있으니 여러 군데를 비교해봐야 하는데요. 이건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2) 계약할 때 (프로젝트 범위 정할 때)
개발 회사에 프로젝트를 맡길 때, 즉 아웃소싱 계약할 때 프로젝트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웹만 개발할 것인지, 웹과 모바일을 동시에 개발할 것인지 등을 정리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범위에 관한 논의는 앞에서 계속 강조한 ‘요구사항 정의서’에서 시작합니다.
개발 회사는 정의서에 정리된 요구사항을 하나하나 체크해보며, ‘이건 가능하다’, ‘이건 특정 이슈가 있어서 어렵지만 다른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혹시 B 기능도 필요하냐?’ 등 여러분과 의견을 주고받게 됩니다. 이를 통해 어디까지 이번 프로젝트의 범위인지 정하게 되죠. 이 과정으로 명확해진 업무 범위와 산출물을 계약서에 첨부합니다. 사전에 논의한 사안에 대해 서로 동일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려면 여러분의 요구사항이 문서에 잘 정리되어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4. 실전 TIP: 요구사항 정의서, 이제 작성해봅시다
요구사항 정의서를 작성하는 게 왜 중요한지,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이해하셨으니 이제 실전에 돌입해 보겠습니다.
첨부한 ‘요구사항 정의서 템플릿’ 링크를 클릭하면, 저희가 제작한 템플릿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이 템플릿과 아래 설명을 토대로 여러분의 요구사항을 정의해 보겠습니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설명할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고로 원활한 설명을 위해 ‘쿠팡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 의뢰자’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1단계 –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요구사항 정의를 하려다 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때 우선 아이디어의 기본 정보부터 알려주면 좋습니다. 아래 각 항목의 설명을 읽고 내용을 채워보겠습니다.
2단계 –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보세요.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이라고 상상해봅시다. 사용자들은 어떤 흐름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까요? 사용설명서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종료할 때까지의 흐름을 작성해보세요. 계속 쿠팡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1) 사용자 타입(누가)
쿠팡처럼 사용자 타입이 2개 이상일 경우, 각 사용자 타입별로 서비스 이용 흐름을 나열하기 위해 ‘사용자 타입’ 칸을 채워야 합니다. 쿠팡은 구매자와 입점사(판매자), 총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합니다. 구매자를 기준으로 작성해보겠습니다.
2) 서비스 이용 흐름(무엇을, 왜)
사용자가 서비스를 어떤 흐름으로 이용하는지 나열해보겠습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해봐도 되고, 벤치마킹 서비스가 있다면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보며 한 단계씩 정리해도 됩니다.
이용 흐름을 작성할 땐 ① 사용자가 하는 액션이나 기능, ② 이 액션을 행했을 때 사용자가 얻는 혜택 또는 가치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래야 여러분이 고민한 기능의 의도를 개발 회사에서 이해하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쿠팡의 구매자를 예시로 한 번 작성해볼까요? 여러분이 쿠팡에 접속했을 때부터 서비스 이용을 모두 마치고 떠날 때까지의 여정을 나열해보면 됩니다.
- 서비스 이용을 위해 회원가입 및 로그인한다.
-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고르기 위해 홈 화면에서 사용자에게 맞는 상품들을 추천해준다.
-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기 위해 카테고리를 살펴보고, 원하는 카테고리를 선택한다.
-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기 위해 상품 키워드를 검색한다.
- 상품의 평가를 확인한다.
- 판매자에게 궁금한 점을 문의한다.
- 마음에 드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한다.
- 주문 상태를 확인하고 배송 조회를 한다.
3) 설명
위에 설명한 것처럼 이용 흐름을 하나하나 나열하다 보면 구체화할 항목들이 비교적 쉽게 보입니다. SNS 로그인도 사용할 건지, 상품 카테고리는 어떻게 나눌 건지, 리스트에서 상품은 어떤 기준으로 나열할 건지 등 구체화해야 하는 정책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렇게 해도 어떤 걸 정의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오시나요? 사실 비전문가가 하기에는 어려운 작업이라서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단계이므로 생각나는 대로 작성하고, 어려우면 칸을 비워두거나 반대로 개발 회사의 의견이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해도 좋습니다.
4) 참고자료
벤치마킹할 타 서비스가 있으면 ‘참고자료’에 적어 두는 걸 추천합니다. 참고자료를 첨부해두면 개발 회사가 화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여러분이 생각하는 방향을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화면이나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캡처해서 ‘참고자료’ 시트에 첨부하시고 설명을 작성해보세요.
3단계(심화) – ‘관리자 페이지’도 알아두시면 좋아요
2단계에서 고객 중심의 사용자 이용 흐름을 정리해봤습니다. 사실 사용자 타입에는 고객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운영하는 관리자, 즉 여러분도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 가입한 회원 수가 몇 명인지, 지난달 대비 이번 달에 상품 구매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등 관리자 측면에서 보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한 쿠팡 같은 입점몰에서는 입점사가 입점 신청한 내역을 확인하고, 입점 승인을 해주거나 반려하는 기능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관리자 입장에서 필요한 기능들에 대한 정의도 필요한데요. 제목에 ‘심화’라고 표현한 것처럼 한 번도 관련 서비스를 운영해보지 않은 분들이 정의하기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부분은 개발 회사와 기획 단계에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쿠팡 같은 오픈마켓에서 자주 쓰이는 관리자 기능을 템플릿 예시로 작성했으니 관리자 페이지도 정의하고 싶으신 분들은 문서를 다운로드해 살펴보는 걸 추천합니다.
성공적인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지금까지 요구사항 정의서 작성법을 알아봤습니다. 여기까지 잘 따라오셨으면 아웃소싱 의뢰의 성공적인 첫걸음을 뗀 셈입니다. 이 단계에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문서 형태로 잘 정리해두면 개발 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해지고,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서 문제가 생길 확률이 현저히 낮아집니다.
이번에 제공해드린 가이드를 토대로 요구사항을 정의해보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음 편에서 또 다른 아웃소싱 정보로 찾아오겠습니다.
<원문>
초보 의뢰자를 위한 요구사항 정의서 작성법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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